{‘박영식 사장 vs 이훈복 전무’ 사추위 최종 면접에서도 결론 안나}
{박 사장 임기 7월 14일까지…다음달 중순 임시 주총 전에는 결판}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대우건설 차기 사장 인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58)과 이훈복 전무(54)의 2파전이다.

대우건설 사장 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지난 10일 박 사장과 이 전무 등 후보 2명에 대한 최종 면접을 실시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박 사장의 임기가 다음달 14일까지인 만큼 조만간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다음 달 중순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연임설’에서 ‘경합’까지
‘대우건설 차기 사장 2파전’ 들러리인 줄 알았더니 진검승부?
‘대우건설 차기 사장 2파전’ 들러리인 줄 알았더니 진검승부?
(사진)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좌)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무.

박 사장은 취임 당시 적자였던 대우건설을 흑자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2014년(영업이익 4720억원 흑자 전환)과 2015년(영업이익 3346억원 흑자)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분식회계 사태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이미 올해 초부터 연임설이 돌고 있던 상태다.

박 사장은 1980년 대우건설에 입사했다. 전략기획담당 임원을 거쳐 2008년 동아건설산업 대표이사로 옮겼다가 2010년 대우건설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복귀해 2013년 7월 사장에 선임됐다.

당시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4대강 사업 담합 의혹에 연루돼 임기를 7개월 남긴 상태에서 사표를 제출, 박 사장에게 지휘봉을 넘겨줬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흠잡을 것이 별로 없다”며 “현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박 사장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이훈복 전무는 누구일까. 이 전무는 1985년 공채로 대우건설 해외영업팀에 입사했다. 박 사장보다 입사 5년 후배다.

영업지원실장과 주택사업 담당 상무,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그는 2015년 말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 1년도 채 안 돼 사장 후보에 오른 것이다. 이 전무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13년간 영업 부문을 담당해 ‘영업통’으로 불린다.

◆막판 관전 포인트는

막판 관전 포인트는 ‘구색 맞추기’냐 ‘진검 승부’냐 여부다. 대우건설 한 고위 관계자는 “비서실이 따로 없는 대우건설에서 전략기획본부는 사장 직속 조직으로 봐도 무방한데 그곳의 수장이 바로 이 전무”라며 “그는 사내에서 사장의 오른팔이자 실세로 통하며 후임 사장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을 보필하는 최측근으로 후임 사장 후보로까지 지목되던 이 전무가 돌연 대항마로 등장한 것부터 아이러니라는 지적이다. 박 사장과 이 전무의 2파전이 경쟁 구도를 갖추기 위한 구색 맞추기가 아니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반면 막판까지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데 애를 먹을 정도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진검 승부가 펼져지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당초 사추위는 지난 10일 박 사장과 이 전무에 대한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영 계획 등에 대한 자료 내용이 방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보유주식 수도 이 전무가 오히려 박 사장보다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박 사장은 1만 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전무는 2만3494 주를 갖고 있다. 물론 이들 2명 외에도 상무급 이상 53명 가운데 1만주 이상 보유한 임원은 16명에 이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예전에 우리사주도 있고 1만 주 이상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꽤 되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들인 사람도 있어 각양각색”이라고 말했다. 보유주식수만 놓고 회사에 대한 애정 차이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주가가 5880원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이왕이면 좀 더 보유하고 있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