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약 대박’으로 매출 90% 넘게 늘어}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한경비즈니스가 매년 발표하는 한국의 100대 기업·CEO는 시가총액·매출액(개별 재무제표 기준)·당기순이익(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잣대로 선정된다.
쉽게 설명하면 시가총액·매출액·당기순이익 등 3가지 기준이 최고치를 기록하면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매년 1등을 놓치지 않는 이유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매출액 상위 5개 기업은 삼성전자·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현대차·기아차·삼성생명이 차지했다. 1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35조2050억 원으로 타 기업을 압도한다. 2위와 3위인 한전과 현대차의 매출액(각각 58조5402억원과 44조4396억원)을 합쳐도 삼성전자의 매출액에 크게 못 미친다.
그룹별로 봐도 삼성은 삼성전자·삼성생명(매출액 5위)·삼성화재(매출액 9위) 등 세 곳을 매출액 랭킹 10위 안에 올렸다. 현대차그룹과 함께 가장 많은 숫자다.

주목할 점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차이점이 확연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삼성은 주력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다른 두 곳이 모두 금융업이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와 기동차, 자동차 부품 기업인 현대모비스가 매출액 랭킹 10위 안에 들었다. 모두 그룹의 핵심 사업인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이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를 매출액 랭킹 6위에 올렸고 공기업은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 두 곳이었다.
순이익 순위를 보면 삼성전자·한전·SK(주)·현대차·SK하이닉스 등이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삼성전자와 한전은 각각 순이익 12조2384억원과 10조1656억원을 올렸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1, 2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기업은 SK그룹 소속인 SK(주)와 SK하이닉스다. SK(주)는 SK의 지주회사다. SK(주)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SK하이닉스 때문이다. 2015년은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최정점에 올랐던 해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인 SK(주)도 많은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SK그룹은 이 때문에 매출액 기준으로는 상위 10개 기업에 단 한 곳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순이익 기준 상위 10개 기업에는 두 곳이나 리스트에 올리게 됐다.
또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삼두마차’인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역시 순이익 기준 상위 10위 안에 모두 들어왔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삼성전자·현대차·한전순이었다. 눈에 띄는 기업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매출액 순위 37위, 순이익 순위 7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대 기업 선정에서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10위에 오르게 된 계기는 시가총액에 있다.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순위는 4위다.
삼성물산은 현재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다. 그룹 내 여러 회사들은 흡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높은 이유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또 하나 주목할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기존의 대기업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기업이다. 한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높은 시가총액이 100대 기업 선정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게 된 원동력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 순위는 69위(3조7580억원), 당기순이익 순위는 26위 정도다. 하지만 시가총액 순위는 5위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른바 ‘K뷰티’의 선봉장이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3조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3.76%나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LG화학도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 순위 7위에 올랐다.
순위 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목할 만한 지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증가율’이다. 각 기업마다 인수·합병(M&A)이나 기업 분할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싸잡아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은 그해에 좋은 경영 성과를 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한국 및 세계경제가 저성장에 들어선 상황에서 ‘증가율’은 더 눈여겨볼 만한 지표다.

매출액 증가율 상위 5위 기업을 보면 만도(195.47%)·삼성물산(168.22%)·메리츠종금증권(104.08%)·한미약품(91.27%)·카카오(76.73%) 등이다.
이 중 만도와 삼성물산은 그룹 내 M&A 등으로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사례다. 이렇게 보면 100대 기업 중 매출이 가장 늘어난 기업은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금융 투자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매출 상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차별화된 영업 전략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점포당 영업 직원 수를 늘리는 과감한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초반에는 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비용 구조를 만들어 내고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한 우수 인력을 대거 확보하면서 리테일 매출을 크게 늘렸다.
한미약품의 매출 상승률도 주목할 만하다. 한미약품의 급격한 매출 상승은 신약 효과 때문이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당뇨 신약 후보 물질 ‘퀀텀 프로젝트’를 39억 유로에 라이선스 계약하는 등 해외에서 국내 연구·개발(R&D) 성과를 검증받았다.
당기순이익 증가율 상위 5위 기업을 보면 SK(주)(2321%)·대신증권(2019%)·현대증권(1151%)·한전(877%)·한미약품(759%)순이었다. 이 중 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이 모두 금융투자업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2015년 상반기 중국 및 한국의 주가지수가 급등하며 주식거래가 매우 활발했다. 그 결과 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의 순이익이 급증하게 됐다.
한전은 2015년 전기료가 인상됐고 이와 함께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발전 연료의 수입비용 부담이 크게 감소됐기 때문이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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