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장마가 끝나고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와 즐거움을 누리는 휴가지에서는 누구나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다. 때문에 많은 연인, 부부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휴가에서의 시간을 즐기곤 한다.



훌쩍 떠난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일도 많다. 평소보다 조금 더 진솔하게, 대담하게 마음을 내보일 수 있어서다. 때문에 자연적으로 휴가지에서는 남녀 사이에 깊은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가 많고 휴가지에서는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피임에 소홀해지기 쉽다.



그러므로 임신 계획이 없다면 피임도구를 꼭 챙기는 것은 물론, 휴가 전부터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피임방법이므로 유념해두는 것이 좋다.



경구피임약은 처방전 없이도 구입이 가능하지만 약의 종류가 다양하고 이에 따라 환자의 반응도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다. 그러므로 첫 경구피임약 복용 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까지 경구피임약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전체 복용률이 2.5%로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경구피임약의 피임효과는 인식과 달리 높은 수준으로, 매일 일정 시간에 복용할 경우 피임률이 99%에 달한다. 하지만 약의 종류만큼 복용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주위의 이야기만 전해 듣고 약을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미처 준비 없이 깊은 관계를 갖게 되었다면 응급피임약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응급피임약은 피임을 준비하지 못했거나 피임 효과가 의심될 때 응급으로 복용하는 호르몬피임제다.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고용량으로 함유돼 수정란 착상을 방해하여 임신을 방지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반복적으로 복용할 시 자칫 생리불순 등 부작용의 우려가 존재한다.



응급피임약 복용 시기는 최적이 성교 후 24시간 이내, 최대 72시간 이내다. 성교 후 24시간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임신 가능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24시간을 넘겼더라도 72시간 이내 복용 시 비교적 안정적인 사후 피임효과를 볼 수 있다.



응급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그 응급성과 필요성으로 인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논의가 있기도 했지만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무분별한 응급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응급피임약, 복용법-복용시간 따라 임신 가능성 달라 전문의 상담 필수
구로 연세W산부인과 조정미 원장은 “응급피임약 복용 시 주의사항은 생각보다 많다”며 “우선 응급피임약은 임신을 100% 방지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복용 후 생리 예정일이 7일 이상 지연되거나 임신 징후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임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응급피임약 복용 후 다음 생리는 예정 시작일 기준으로 2~3일 지연된 날짜에 시작된다” 고 조언한다.



이어 조 원장은 “응급피임약 복용 후 3시간 이내에 토했을 경우에는 즉시 1정을 다시 복용해야 한다. 식사 유무와 관계없이, 월경주기 중 어느 시점에서도 복용 가능하지만 배란이 이루어진 직후에는 그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월경주기 동안 1회를 초과하여 사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모유로 분비되는지의 여부가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복용 후 최소 36시간은 수유 생략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응급피임약의 복용률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응급피임약은 말 그대로 긴급상황 시 대처하는 방법의 하나로 일반적인 피임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올바른 방법대로 실천하면 높은 피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구피임약, 자궁내 피임장치, 콘돔 등의 방법을 이용하거나 산부인과 진단을 통해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조희태 기자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