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연구]
현장에서 함께 흘린 땀,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개선 성과로 이어져
현대모비스와 협력사의 상생 전략
(사진) 현대모비스 생산개발센터 도경영(오른쪽 첫째) 과장이 협력사인 MG전자 자동 광학 검사 공정에서 현장 작업자에게 부품별 검사 조건을 설정할 때 주의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현대모비스가 협력사들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40여 개 부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정 최적화와 기술 표준화 등을 포함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는 것.

이는 협력사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현대모비스 제품과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들에 ‘진단→솔루션 제공→관리’로 이어지는 선제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우선 현대모비스가 추구하는 기술 지원 핵심 방안은 협력사 스스로 자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협력사에 ▷공정 최적화 ▷자동화 기술 지원 ▷표준화 프로세스 제공 ▷운영·품질관리 ▷작업자 스킬 개선 ▷개선 대책 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방식은 과거처럼 품질과 구매 분야가 아닌 기술 전문가들인 생산 개발 부문 직원들이 직접 협력사 생산 현장에 상주하며 ‘맨투맨’식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모비스는 올 1월부터 6월 말까지 전장 부품 협력업체 27개사와 제동 등 섀시 부품 협력업체 13개사에 최적화된 생산기술을 지원했다.

국내 전장 부품 협력업체 23개사엔 부품 불량을 잡아내는 자동 광학 검사기(AOI)와 회로 부품 검사기(ICT)의 불량 검출 기능을 향상시키는 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 27개사, 2300여 종 전장 부품 최적화 지원

전장 부품은 거미줄 같은 회로와 수많은 전기 부품이 부착되며 차종별 부품 사양도 옵션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각각의 부품마다 미세한 불량까지 검출하기 위해선 검사 공정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지원을 통해 160여 대의 검사 설비와 거기에 양산 적용되는 2300여 종의 전장 부품에 대한 검사 공정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자동 광학 검사’와 ‘회로 부품 검사’를 거친 부품들의 ‘직행률’을 각각 24% 포인트, 7% 포인트 개선되는 성과를 냈다. 직행률은 양산 부품이 공정 투입 후 최소한의 불량 검출과 재작업으로 생산 사이클을 합격 통과하는 정도를 말한다.

제동과 조향 부품 협력업체 13개사엔 100여 개 라인에서 설비와 공법 개선 중심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A사는 불필요 공정 삭제, 가공 방식 변경, 공구 변경 등을 실시해 캘리퍼 보디 생산 시간을 21% 단축했다.

또 신공장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로부터 공정과 현장 관리, 품질 개선, 표준 라인 선정 등의 다양한 기술 노하우도 전수 받았다. 조향장치를 생산하는 B사는 설비 개선, 계측기 교정, 편차 수정 등을 통해 제조 과정에서 불량 발생을 ‘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 생산개발센터장 김기년 전무는 ”협력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들에 대해 우리 직원들도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고 고민한 결과 협력업체의 생산성 향상, 불량률 개선 등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이 궁극적으로 완성차 품질과 소비자 만족에 기여한다는 점에 참여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7년간 다져 온 ‘일곱 가지 아름다운 약속’

이번 기술 지원 참여사 중 하나인 MG전자의 이희병 대표는 “중소기업 현실상 설비 기술력은 한계가 있고 외부 교육을 통하더라도 각 사에 맞는 최상의 기술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현대모비스의 핵심 공정 기술 지원을 통해 공정 설비 최적화, 프로그램 표준화, 관리 인력 역량 향상 등 전 부문에서 업그레이드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협력사가 경영 환경 및 생산성 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미 2010년부터 ‘일곱 가지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구상으로 협력사들의 경쟁력 향상과 실질적 상생 협력 확대를 지원하고 있는 것.

▷자금 지원 ▷기술 역량 지원 ▷교육·인력 지원 ▷2차 협력사 지원 ▷협력사 소통 ▷공정거래 준수 ▷해외 동반 진출 및 벤치마킹 등 기타 지원 등 이들 7가지 주제로 동반 성장 활동을 세분화하고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동반 성장 활동을 효율화할 수 있도록 ‘동반 성장 실적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동반 성장 실적 관리 시스템은 각 부문별 협력사 지원 이력을 하나의 창구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한 것으로, 1~3차 협력사 자금 지원, 교육·세미나 지원, 금형비 지급 실적 등에 대한 현황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협력사에 대한 전사적 지원 활동을 빅 데이터화해 체계적인 동반 성장을 펼치기 위한 취지로 개발됐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활용해 10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 프로그램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혜택이 부족한 곳에 지원을 확대하는 등 균형 있는 동반 성장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