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리뷰]
논문 ‘성공을 위한 디자인 : 제품 디자인의 정도와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
디자인 마케팅에도 ‘집중’이 필요하다
(사진)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가 개최한 ‘움직임의 미학’ 전시회. /현대자동차 제공

[한경비즈니스= 김수경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Based on “Designed to Succeed : Dimensions of Product Design and Their Impact on Market Share” by Rupinder P. Jindal, Kumar R. Sarangee, Raj Echambadi, Sangwon Lee(2016, Journal of Marketing, 80(4), pp.72~89)


◆ 연구 목적

기업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의 우수한 디자인이 기업 혹은 제품의 실적을 견인하는 만큼 디자인 역량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디자인에는 기능적 요소, 외관적 요소, 경험적 요소 등 각기 다른 요소가 있다.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어느 요소를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워싱턴 타코마대 밀가드 경영대학의 루핀더 진달 부교수와 연구진은 마케팅저널에 ‘성공을 위한 디자인 : 제품 디자인의 정도와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디자인의 어떤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제품의 실적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궁극적으로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분석했다.

◆ 연구 주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제품을 볼 때 형태·기능을 중점적으로 보고 이해하는 반면 인체 공학의 중요성은 대체로 간과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의 관리자들도 제품의 형태·기능·인체 공학 간의 상호작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저자들은 다양한 제품 디자인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구된 적이 없고 이에 따라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우수한 실적을 낼 수 있는 디자인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관리자들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 연구 방법

저자들은 미국의 경량차 산업을 연구 범위로 설정했다. 경량차 산업은 디자인이 제품의 성공을 크게 좌우하는 특성을 가진다.

연구진은 횡단 연구를 위해 미국 소비자 조사 연구 기관인 JD파워,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마케팅 조사 업체 TNS미디어인텔리전스, 유명 자동차 사이트 MSN오토 등 4곳으로부터 표본 데이터를 수집했다.

저자들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의 데이터 중 33개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를 선정, 22개의 카테고리에 걸쳐 총 937개의 표본을 확보했다.

저자들은 각 자동차의 연간 시장점유율을 종속변수로 뒀다. 제품의 실용적 측면을 나타내는 기능적 디자인, 쾌락적인 측면을 나타내는 외관 디자인, 제품의 실용성·편안함을 측정하는 인체 공학적 디자인과 자동차 연식 등을 4가지 독립변수로 설정했다.


◆ 연구 결과

외관·기능·인체 공학 등 디자인의 세 가지 요소를 각각 개별적으로 개선했을 때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연구진은 각 요소와 시장점유율 간의 정(+)의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상의 디자인 요소를 결합했을 때는 요소 간 조합에 따라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상호작용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기능적·인체 공학적 디자인에는 무던한 반면 외관적 디자인에 큰 비율을 두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기능이나 인체 공학적 디자인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는 외관적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외관적 요소가 부족할 때는 기능적 요소 혹은 인체 공학적 요소를 강화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차량의 연식과 시장점유율 간에는 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때 기능적 요소나 인체 공학적 요소보다 외관적 요소를 강화하는 편이 오래된 차량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 시사점

저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디자인 역량을 전략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외관 디자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제조 업체는 외관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외관·기능·인체 공학적 요소를 모두 강조했다가는 자칫 ‘지나친 수준으로 디자인된’ 자동차를 내놓아 오히려 시장점유율에 불이익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기능적 디자인 요소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인체 공학적 요소도 함께 향상시킴으로서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차량 디자인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무조건적으로 디자인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자사가 어떤 디자인 요소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고려해 이에 부합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외관 디자인에 투자할 것인지, 기능적·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강화하는 데 투자할 것인지 두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sookyungkim@kr.kp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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