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고온 여파로 곡물가 상승 전망…달러 강세 여부 변수
이와 같은 고온 현상은 엘니뇨에 이어 라니냐가 진행되면서 무더위를 가져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국 쪽으로 강하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칠레 앞바다의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0.5도 이상 높거나(엘니뇨), 낮은(라니냐) 상태가 5개월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와 라니냐를 측정하는 ONI지수(Oceanic Nino Index)를 보면, 1950년 이후 관측된 20차례의 엘니뇨 현상 직후 10차례에 걸쳐 라니냐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슈퍼 엘니뇨 직후에는 모두 라니냐가 따랐다.
지난해 해수면 평균 온도차가 섭씨 1.0도 이상 되는 역대 2위급의 강한 엘니뇨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금년 슈퍼 라니냐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가을 라니냐 발생 확률이 50~65%, 국제기후연구소(IRI)는 76%라고 발표한 바 있다.
주목할 부분은 과거 1995~1996년, 2007~2008년, 2010~2011년 등 슈퍼 라니냐는 북미와 남미 등 주요 곡물 생산국들에 이상 고온과 건조 현상을 일으켜 극심한 가뭄을 초래하면서 옥수수·대두·소맥·현미 등 주요 곡물 가격을 폭등시켰다. 슈퍼 라니냐가 나타났던 2010년 7월 이후 1년 동안 밀 선물은 21%, 대두 선물은 39%, 설탕 선물은 67% 올랐다.
CRB농산물가격지수는 CRB소프트지수와 CRB그레인지수로 구분되는데, CRB소프트지수는 커피·원당·천연고무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먼저 반영하는 소프트 작물의 가격지수이고 CRB그레인지수는 수확과 파종 시기가 나뉘어 있는 옥수수·밀·대두·쌀 등의 가격지수다.
CRB소프트지수는 이미 이상기후 현상으로 상승세로 전환됐고 이에 따라 주요 곡물지수인 CRB그레인지수도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DBA ETF’로 대두 등 선물 투자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은 당연히 관련 상품의 투자 기회다. 특히 슈퍼 라니냐와 함께 중국의 경제 발전에 따른 육류 소비 증가로 중국의 사료 대두 수입 수요가 급증세에 있다.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에탄올용 옥수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점 등은 긍정적인 배경이다.
다만 농산물 투자에도 리스크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농무부는 농업기술의 발달로 과잉 재고가 201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08년 이후 농산물 가격 급등은 미 달러 약세와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올해 중 달러 강세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여하튼 농산물 상품 투자는 해외에 상장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나 국내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 가입을 통해 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고려해 볼만한 방법은 ‘DBA(Power Shares DB Agriculture Fund)’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DBA ETF는 미국에 상장된 농산물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ETF로, 대두·원당·옥수수 등 10여 가지 농산물 선물에 분산투자하는데, 지수와의 트래킹 에러(추적 오차)가 1.28%에 불과해 농산물 가격 움직임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일 때 나타날 수 있는 농산물 가격 상승 둔화 리스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DBA ETF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고려한다면 역시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고 대두에만 100% 투자하는 ETF인 ‘SOYB(The Teucrium Soybean Fund)’ ETF가 적절하다.
이 밖에 ‘미래에셋타이거(Tiger)농산물선물 ETF’는 국내 상장 ETF로, 대두·옥수수·밀·설탕 등 네 가지 농산물 선물가격지수를 추종한다. 펀드로는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 특별자산 펀드’가 대표적이며 농산물 관련 상품 선물로 구성된 로저스국제농산물지수를 추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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