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포커스]
국내 제약사, 파트너십 통해 ‘화수분 생태계’조성해야
다윗이 골리앗 이기는 비결 ‘개방형 혁신’
[한경비즈니스=박주성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전무] 개방형 혁신(OI : Open Innovation)은 내부 자원에 의존도가 높은 폐쇄형 혁신(CI : Closed Innovation)에 비해 신약 개발의 경제적 부담과 실패 위험을 협업을 통해 줄임으로써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기업의 가치 창출을 돕는다.

딜로이트가 발표한 ‘제약업계의 개방형 혁신’ 조사 자료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2년까지 281개의 글로벌 제약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폐쇄형 혁신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내 경쟁 심화, 연구·개발비 증가, 난치병 증가 등이 연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폐쇄적 혁신을 지향하면 창의적인 경쟁자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제약 산업에서의 개방형 혁신은 고도화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분류된다. 아웃소싱·라이선싱·협업·공유형 단계다.

글로벌 제약사의 개방 단계를 살펴보자. 존슨앤존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보스턴,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등에 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연구·개발에 관심이 있는 대학·과학자·사업가와 공조하고 있다.

제약사는 아이디어에 투자하고 상대에게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전문 자원을 제공해 주는 구조다.

◆혜택은 결국 소비자에게

이는 초기 아이디어가 시장에 출시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하고 총개발비를 절감해 연구·개발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높은 단계의 개방형 혁신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종국적으로 환자들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간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주요국의 하이테크 세부 산업별 연구·개발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내 제약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2012년 2.4%, 2013년 2.3%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15.6%, 15.9%, 일본의 10.7%, 11.3%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골리앗인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해야 하는 다윗인 국내 제약사에는 개방형 혁신의 고도화를 유도해 참여자 모두가 윈-윈 파트너십이 되는 ‘화수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국내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주요 시발점이 될 것이다.

jspark@deloit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