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은 휴일도 차별", 10명 중 6명 ‘빨간날’ 못 쉰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A씨는 "3·1절, 광복절 같은 법정 공휴일에 쉬는 것을 연차 휴가로 처리한다고 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비정규직 B씨는 "1년에 연차가 15개이지만 근로자의 날이나 대체공휴일 등 빨간날을 공용 연차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10명 중 6명가량이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된 공휴일 유급휴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빨간날 유급으로 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비정규직 58.5%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공휴일에 유급으로 쉬지 못하는 정규직 직장인은 18.2%에 불과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공휴일 유급으로 쉬지 못하는 직장인도 늘어났다.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58.9%가 빨간날 쉬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사업장별로 5∼30인 미만(40.6%), 30∼300인 미만(23.0%), 300인 이상(18.6%) 등 규모가 커질수록 유급으로 쉬지 못하는 종사자 비율도 줄어들었다.

직장갑질119 김스롱 노무사는 "작은 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쉴 권리가 빠르게 박탈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쉴 권리 관련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 적극적 근로감독, 법 위반 사업주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