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리뷰]
논문 ‘기업의 리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CEO에게 현금보다 지분으로 보상하는 것이 바람직"

[한경비즈니스=임두빈 삼정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What Drives a Firm’s Choice of Product Recall Remedy? The Impact of Remedy Cost, Product Hazard, and the CEO(2016, Journal of Marketing, Vol. 80, pp.79~95)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파동’ 이겨낸 비결은
(사진) 미국 남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 J랩’. /연합뉴스

◆연구 목적

제품의 위험 위기는 제품에서 소비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된 것을 의미한다. 제품의 위험 위기가 발생하면 제조 기업은 소비자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리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리콜 조치는 크게 새 제품으로의 교체, 전액 환불 등의 완전한 보상과 결함 부분에 대한 수리, 미래 제품 구입 시 할인 등 부분적 보상으로 구분된다. 리콜 보상 수준의 결정은 기업의 장·단기 성과와 소비자 복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기업이 리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을 해결하기 위해 칭화대의 앙겔라 시아 리우 교수와 팅 리우 교수, 미 애리조나대의 용 리우 교수는 마케팅 저널에 ‘기업의 리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보상비용, 제품의 위해성, 최고경영자(CEO)의 특성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보상비용과 소비자 피해 정도라는 전통적인 변수 외에 추가적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자인 CEO의 고용 및 재무적 인센티브가 리콜 보상 수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주제

연구진은 상품 가치가 큰 제품일수록 리콜 발생 시 완전한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했다. 또한 제품의 결함이 소비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할수록 기업은 완전한 보상을 선택할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했다.

CEO에 대한 인센티브가 현금으로 지급되거나 보장된 재임 기간이 길수록 기업이 완전한 보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고 반대로 CEO에 대한 인센티브가 회사의 지분으로 지급될 때 완전한 보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도 수립했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실증 분석하기 위해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CPSC)에서 1996년 1월부터 2007년 7월까지의 리콜 자료를 추출했다. 이 자료는 리콜 제품의 특성, 제조 기업, 리콜에 대한 보상 범위, 제품의 위해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CEO 전문 조사 자료에서 CEO의 재무적 인센티브 자료를 추출해 CPSC의 리콜 자료와 매칭했다. 연구진은 두 자료의 병합으로 매칭된 170개의 관측치를 최종적으로 사용했다.

◆연구 결과

실증 분석 결과 상품 가치가 높은 제품일수록, CEO의 현금 보상액이 클수록, CEO의 보장된 재임 기간이 길수록 리콜 발생 시 소비자에게 완전한 보상이 이뤄질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품의 결함이 소비자에게 주는 위해성이 심각할수록, CEO에게 지급되는 지분 보상액이 클수록 리콜 발생 시 소비자에게 완전한 보상이 이뤄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즉, 연구진이 기존에 설정한 가설이 모두 성립되는 것으로 검증됐다.

한편 교차항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CEO의 현금 보상액이 많을수록 리콜 발생 시 완전한 보상에 대한 상품 가치의 부(-)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제품 위해성의 정(+)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기업에서 지급하는 CEO의 지분 보상액이 많을수록 완전한 보상에 대한 상품 가치의 부(-)의 영향력이 약화됐고 제품 위해성의 정(+)의 영향력이 강화됐다.

결국 CEO에 대한 재무적 보상 방법은 그 자체로도 리콜 보상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만 리콜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다른 변수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기업은 리콜 발생 시 제품의 상품 가치가 클수록 부분적 보상을, 제품의 위해성이 클수록 완전한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상품 가치가 크고 소비자에게 심각한 위해가 우려되는 제품에 리콜이 발생하면 기업은 트레이드오프(trade-off)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즉, 부분적 보상은 완전한 보상을 선택할 때 보다 재무적 수익을 증가시키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반면 완전한 보상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재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완전한 보상을 취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존슨앤존슨은 1982년 타이레놀 제품에 대한 완전한 보상을 결정해 단기적으로 심각한 재무적 손실을 봤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12개월 이내에 잃어버린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이러한 선택은 존슨앤존슨이 책임 있는 기업으로 자리 매김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한편 이번 연구에 따르면 CEO의 재무적 인센티브에 따라 리콜 보상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EO가 근시안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현금 보상보다 지분 보상이 더 적절할 수 있다.

doobeeny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