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4 배터리 생산지연 사태…집단 항의로 이어질 수도
[단독] ‘폭발한 노트7’ 노트4 고객도 폭발 직전?
(사진) 한 온라인쇼핑몰 게시판에 ‘갤럭시노트4’ 배터리 관련 항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페이지 화면 캡처.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잇따른 배터리 폭발 사고로 도마 위에 오른 갤럭시노트7(이하 노트7)이 출시 한 달 만에 전량 리콜된다. 리콜 대상은 250만대, 리콜 비용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노트7 배터리 결함으로 유례없는 홍역을 치른 삼성전자가 또 다시 배터리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갤럭시노트4(이하 노트4) 배터리다.

◆ 노트4 배터리, ‘배송 준비’만 한 달째

‘벌써 한 달이 다 되는데 언제 배송합니까’(col****) ‘기다리기도 지치네요. 도대체 출고는 언제쯤 인가요’(max****) ‘환불할게요. 한 달이 지나도록 오지도 않고 8월 둘째 주에 보낸다더니…’(di****)

한 온라인쇼핑몰의 게시판이 노트4 배터리 때문에 혼란스럽다. 게시판에서 문제를 제기한 고객은 9월 5일 현재 40여명에 달한다. 비공개 글까지 합치면 60여명. 고객센터 등으로 직접 항의한 사람까지 감안하면 인원은 더욱 늘어난다.

한 고객은 “노트4 정품 배터리 세트(배터리+거치대+킷+팩)를 처음 주문한 것이 7월 29일이었다”면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며 8월 24일까지는 배송될 것이라더니 9월이 돼서도 깜깜 무소식”이라고 말했다.

배송 지연 문제와 관련해 온라인쇼핑몰 판매자는 “현재 삼성공장 측 생산 지연으로 배터리 수급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전국적으로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공통된 답변만 내놓고 있다. 배송 예정 날짜는 계속 뒤로 미뤄지고 있다.

지난 7월 노트4 배터리를 주문한 홍 모(31) 씨는 “삼성전자가 기존 고객을 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서비스센터를 찾았더니 신상품인 노트7 때문에 노트4 배터리 생산이 늦어지고 있다는 답변뿐이었다”며 “필수품인 배터리 생산을 이렇게 급격히 줄이면 멀쩡한 휴대폰을 그만 쓰라는 것과 다른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단독] ‘폭발한 노트7’ 노트4 고객도 폭발 직전?
또 다른 한 고객은 “노트4 고객 무시하고 노트7만 신경 쓰다가 둘 다 잃게 된 웃지도 못할 상황”이라며 “노트4 배터리를 만들던 공장에서 급하게 노트7 배터리를 만들다 보니 하자가 생긴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8월 19일 노트7을 출시했다. 아이폰7 보다 출시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노트4 배터리 논란은 자칫 집단 고객 항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삼성서비스센터에 따르면 오는 9일 배터리가 입고될 예정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까지 맞물려 배송 지연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노트7 전량 리콜 문제로 촉각이 곤두서 노트4 문제를 해결할 여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해 “노트7 배터리 폭발 건과 노트4 배터리 생산 지연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트4는) 2014년 출시 이후 2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재고가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인 것 같다”며 “차질 없이 (배터리를) 생산해서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드리지 않도록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