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IPTV 보급 확대로 활기, 홈쇼핑 업체 뛰어들며 채널 확보 경쟁 가열
블루오션 ‘T커머스’…매년 3배씩 급성장
한 소비자가 T커머스를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 조현주 기자] ‘T커머스’ 시장이 홈쇼핑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TV와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인 T커머스는 TV 리모컨으로 원하는 상품을 골라 제품 설명을 보고 난 후 구매와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한 ‘데이터 방송 홈쇼핑’을 뜻한다.

T커머스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이를 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2005년 10개 업체에 사업권을 주면서 T커머스 시대가 개막됐지만 초창기엔 디지털TV 가입자가 많지 않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이후 IPTV의 보급으로 디지털TV 전환율이 급격히 올라갔고 2012년 8월 KTH가 업계 최초로 T커머스 서비스(K쇼핑)를 선보이면서 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아이디지털홈쇼핑이 T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사업권을 보유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2015년 T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T커머스 시장 전체 취급액은 2500억원으로 2013년 230억원, 2014년 790억원에 이어 매년 3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7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기준 연간 약 15조원 규모에 이르는 홈쇼핑 전체 규모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업계 1위 사업자인 KTH는 K쇼핑의 매출이 2015년 413억원을 기록해 전년도(264억원) 대비 56.4%나 증가했다.

◆ 긴장하는 기존 T커머스 업체들
블루오션 ‘T커머스’…매년 3배씩 급성장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업계 경쟁에도 총성이 울렸다. 관전 포인트는 바로 IPTV에 얼마만큼의 T커머스 채널을 확보했는지 여부다. T커머스 거래액이 해마다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IPTV 가입자의 빠른 증가로 TV홈쇼핑 패러다임이 일방향 아날로그 방식에서 양방향 데이터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IPTV는 2009년 출범 후 1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모았고 2014년에는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지난해 IPTV 가입자는 12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1300만 명을 넘어섰다. IPTV에 얼마만큼의 T커머스 채널을 확보했는지가 향후 승기를 쥘 열쇠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T커머스 업체들은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직까지는 초창기 시장을 조성했던 KTH (K쇼핑)·아이디지털홈쇼핑(쇼핑엔T)·신세계(신세계TV쇼핑)·SK 브로드밴드(B쇼핑)·미디어윌(W쇼핑) 등 비 홈쇼핑 계열 T커머스 업체들의 T커머스 채널이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2016년 8월 기준) 비(非)홈쇼핑 계열 T커머스 업체가 IPTV와 위성방송 등에서 보유한 T커머스 채널은 모두 42개다. 이 가운데 IPTV에서의 보유 채널은 총 9개다.

뒤늦게 T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TV홈쇼핑 업체들(GS홈쇼핑·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NS홈쇼핑)이 보유한 T커머스 채널은 총 22개다. 이 중 IPTV에서의 보유 채널은 11개로, IPTV만 놓고 보면 오히려 TV 홈쇼핑 업체들의 T커머스 채널이 더 많다.

국내 최초로 T커머스 채널을 개국하고 현재까지 업계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K쇼핑’만 해도 그렇다. K쇼핑은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개별 SO, 위성방송 등에서는 이미 다수의 T커머스 채널을 확보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IPTV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채널 확보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K쇼핑은 KT 계열의 ‘스카이라이프’, SK브로드밴드의 ‘Btv’에는 T커머스 채널을 확보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 ‘유플러스tv’에는 아직 채널을 할당받지 못했다. 반면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은 모든 IPTV에 T커머스 채널을 확보한 상태다.

T커머스 업체로 구성된 한국T커머스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미 IPTV에 기존의 TV 홈쇼핑 채널을 모두 갖고 있는 TV 홈쇼핑사들은 비홈쇼핑 업체들에 비해 채널 확보가 유리한 편이다.

기존 채널에 T커머스 전용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널을 론칭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홈쇼핑 업체들은 아예 새롭게 진출해야 하는 IPTV 채널 협상이 더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공정 경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 K쇼핑 등 해외 진출도 노크
블루오션 ‘T커머스’…매년 3배씩 급성장
TV 홈쇼핑 겸영 사업자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T커머스사들은 차별화 전략 구축에 나섰다. K쇼핑은 ‘올레tv’ 시청자를 대상으로 가구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각 가구별로 최적화된 상품 영상을 보여 주는 ‘고객 맞춤 T커머스’를 국내 최초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방송 시청 중 리모컨 또는 스마트폰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올레tv페이’와 ‘올레tv요금결제’를 도입해 T커머스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H의 한 관계자는 “(K쇼핑은) K커머스 기술과 관련해 7건의 특허를 취득했고 관련 특허 출원 건수가 31건에 이른다.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력과 함께 단독 론칭 상품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서비스 차별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 8월 “몽골 알타이그룹과 손잡고 몽골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연말 알타이그룹이 보유한 공중파 채널인 스카이TV에서 시험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국내 T커머스 업체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쇼핑 역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K쇼핑의 한 관계자는 “T커머스는 디지털TV가 선행돼야 하는 모델이다. 동남아 지역에는 이미 국내 홈쇼핑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IPTV와 디지털TV는 이제 막 인프라가 구축되는 시기”라며 “미국은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가이기 때문에 T커머스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현재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 [용어해설 = T커머스]
T커머스는 TV커머스의 준말로 TV 리모컨으로 원하는 상품을 골라 제품 설명을 보고 난 후 구매 및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한 ‘데이터 방송 홈쇼핑’이다. 방송법상 정의는 ‘상품 소개 및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다.

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