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지만 주택 매입 탓” 가계 여윳돈 3.5조원 줄어
지난해 3분기 가계가 보유한 여윳돈이 4조원 가까이 줄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입이 늘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작년 3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37조7000억원으로, 2분기(41조2000억원)보다 3조5000억원 적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성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주택 취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개인의 아파트 순취득 규모는 2분기 5만3000호에서 3분기 7만2000호로 증가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3분기 자금 운용 규모(57조6000억원)는 2분기(55조7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불었다.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은 한 분기 사이 21억8000만원에서 10조5000억원으로 11조3000억원이나 급감했다.

주택매매 증가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융기관 차입(대출)이 14조5000억원에서 19조9000억원으로 5조4000억원 불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3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가 25조5000억원으로 3개월 새 1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 순이익은 축소됐지만 고정자산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일반정부는 2분기 순자금조달(-1.1조원)에서 3분기 순자금운용(+18조7000억원) 상태로 돌아섰다.

김 팀장은 “정부 지출이 재정 조기 집행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에 집중됐다가 3분기 줄었다”며 “세입보다 지출 감소 폭이 더 커 순자금운용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