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한전 출신이 CEO 맡아, 7명 중 4명 교체 앞둬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국에서 삼성그룹에 이어 둘째로 자산 총액(175조원)이 많은 공기업 서열 1위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다.
지금의 한전이 만들어진 것은 알짜 자회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전이 100% 출자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6개 발전 회사가 대표적이다.
이들 발전 회사는 2001년 정부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리했지만 여전히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매출 구조에서 기인한다.
발전 회사들이 화력·수력·원자력 등을 이용해 실제 전기를 개발, 생산하는 ‘공장’이라면 한전은 이들이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입찰을 거쳐 사들이는 ‘유통업체’인 셈이다. ◆ 평균나이 59.9세…서울대 12.8%
한전의 지난해 자산 175조원에는 발전 6개사들의 자산이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합산, 집계된다. 한수원이 50조원이고 화력이 핵심인 5개 발전사 가운데 자산 1위는 남동발전(9조3000억원)이다. 이어 남부발전(9조2600억원)·서부발전(9조2000억원)·동서발전(8조8800억원)·중부발전(8조5420억원) 순이다.
이 밖에 1조33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한전KPS도 있다. 한전KPS는 한전 소속으로 전력 설비 및 관련 시설물 개·보수, 발전 플랜트 정비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기업이다. 이렇게 총 7곳의 기업이 한전의 핵심 자회사다.
이들 자회사에는 총 31명의 별정직 임원이 포진해 있다. 한수원에는 6명(사장 1명, 감사 1명, 부사장 1명, 본부장 3명), 한전KPS에는 5명(사장 1명, 감사 1명, 상임이사 3명),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5개 발전 회사에는 각각 4명씩(사장 1명, 감사 1명, 상임이사 2명)이 자리해 있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59.9세다. 57세와 58세가 각각 6명(각 19.5%)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56세와 59세가 각각 4명(각 12.8%), 61세와 63세가 각각 3명(각 9.6%), 66세와 71세가 각각 2명(각 6.5%), 62세가 1명(3.2%) 순이었다.
출신 대학으로는 서울대가 4명(12.8%)으로 가장 많았고 동아대 3명(9.6%), 경남대·성균관대·연세대·한국방송통신대·한양대 등 5개 대학이 각각 2명(6.5%)씩이었다. 고려대·부산대·서울시립대 등 기타 대학 출신은 14명(45.1%)이었다. ◆ 조석 사장, 지경부 2차관 지내
대학 전공별로는 행정학이 7명(22.5%)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 전문기업답게 전기공학·기계공학 출신들이 각각 5명(각 16.1%)으로 조사됐다. 이어 경제학·무역학·법학이 각각 2명(6.5%), 경영·독어독문·산림자원학 등의 기타 전공이 8명(25.8%) 포진해 있었다.
이들 중 7곳 기업 임원 중 7명은 각각의 자회사를 책임지는 수장이다. 한수원을 이끌고 있는 조석 사장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왔다. 미국 미주리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경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5회로 입문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총무과장, 원전사업기획단장, 생활산업국장, 지식경제부 자원정책심의관 겸 에너지정책기획관·산업경제정책관·성장동력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남동발전의 허엽 사장은 제주 오현고와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전에 입사해 중소기업지원팀장과 비서실장 등을 거쳐 제주지사장·서울본부장·배전운영처장·건설본부장을 역임했다.
중부발전의 정창길 사장은 진주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한전에 입사해 밴쿠버사무소장을 지냈다. 중부발전 기획처장으로 자리를 옮겨 사업처장과 서울화력발전소장, 기획처장과 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서부발전의 조인국 사장은 경북사대부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전에 입사했다. 한전에서만 34년간 근무하며 사업본부장·지점장·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연수원장·기획본부장·사업총괄본부장을 거쳐 한전 국내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남부발전의 윤종근 사장은 부산상고와 동아대 무역학과를 나와 한전에 입사했다. 한전 서울지역본부장, 한수원 경영관리본부장, 삼성물산 플랜트사업본부 고문, 서부발전 비상근이사, 고려애자 사장 등을 지냈다.
동서발전의 김용진 사장은 충북 세광고와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버밍엄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 기금정책국 사회기금과장·복지노동예산과장·예산기준과장을 거쳐 공공혁신본부 정책총괄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실무위원을 지냈다.
기획예산처가 재정경제부와 통합해 기획재정부로 바뀐 뒤 인사과장·장관비서실장·대외경제국장을 맡았고 주영국대사관 재정경제금융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공공혁신기획관과 대변인, 사회예산심의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력직속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을 맡아 온 인물이다. ◆ 정창길·윤종근 사장, 올해 부임
한전KPS의 최외근 사장은 진주고와 동국대를 졸업한 뒤 한전에 입사했다. 경기사업본부 성남지점장, 노무처 처장 등을 지냈고 한전KPS로 옮긴 뒤 경영관리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한편 별정직 공무원인 이들 7명의 사장 중 4명은 현재 임기가 만료됐거나 조만간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현재 한수원을 이끌고 있는 조석 사장은 2013년 9월 25일 한수원 사장으로 취임해 지난 9월 25일 임기 3년을 만료한 상태다.
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과 조인국 한국서부발전 사장 역시 지난 9월 22일 임기가 끝났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들은 새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절차가 늦어져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전KPS를 이끌고 있는 최외근 사장 역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11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초 재선임(1년 기한)된 조환익 한전 사장 역시 내년 2월 28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반면 정창길 중부발전 사장·윤종근 남부발전 사장·김용진 동서발전 사장은 지난 1월 임명돼 2019년 1월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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