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
2012년 영농 목적으로 승인받고 세운 ‘불법 시설물’…감사원 지적에 전격 철거
[단독] “어, 풍차 어디로 갔지?"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에 무슨 일이…
(사진) 풍차가 철거되기 전의 모습.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김태림 인턴기자] “작년 튤립 축제에 왔을 때 풍차가 있었는데, 지금은 풍차도 없고 공원 관리도 엉망인 것 같아요.”

지난 9월 24일 경기도 안산시가 개최한 ‘대부해솔길 걷기행사’에 참여한 김모 씨의 말이다. 이날 행사를 위해 안산 명소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이하 대부도 테마파크)’의 주차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곳의 랜드마크 격인 풍차를 볼 수 없었다.

지난해 말 감사원이 경기도와 안산시에 내린 감사 처분에 따라 지난 2월부터 10기의 풍차가 모두 철거됐기 때문이다. 대부도 테마파크는 풍차가 주는 이국적인 분위기로 인기 TV 프로그램의 촬영장으로 활용되는 등 안산의 명소로 꼽혔다.

안산시 대부개발과 관계자는 “풍차가 랜드마크 효과를 냈는데 철거돼 버려 관광객이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인근 상권의 매출이 4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풍차 철거 후 상권 매출 40% 줄어”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는 무슨 이유로 사라지게 됐을까.

대부도 테마파크 부지는 원래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지 조성을 위해 1998년 농림부로부터 공유수면 매립 면허를 받은 시화지구의 공유수면이다. 이를 2012년 3월 안산시가 경기도로부터 시범 영농 단지를 조성할 목적으로 ‘공공용 임시 사용’ 승인(2012년 3월~2014년 6월)을 받았다.

안산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곳에 시 예산 68억원을 들여 관광용 풍차 10기, 목재 데크 1100m, 화장실 3개, 정자 4기, 매점, 전기, 상하수도, 관리사무소 등을 만들었다. 당시 경기도와 안산시의 ‘임시 사용 계약서’에는 승인 목적에 맞지 않게 이용될 경우 원상 복구 지시나 승인 취소를 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2014년 연장 승인을 앞두고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농어촌공사와 경기도는 대부도 테마파크에 풍차 등 ‘불법 시설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안산시에 이를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안산시는 2014년 10월 풍차 등을 철거하지 않고 한국농어촌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경기도로부터 임시 사용 연장 승인(2014년 7월~2016년 6월)을 받았다.

감사원이 실시한 감사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안산시가 대부도 테마파크를 ‘관광지 조성 목적’으로 조성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농업 목적으로 판단해 임시 사용 기간 연장에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는 이를 근거로 임시 사용 연장을 승인했다.

감사원은 대부도 테마파크의 ‘불법 시설물’에 대해 ‘공유수면 임시 사용 부적정’을 이유로 철거를 지시했다. 원상 복구에 필요한 10억원의 비용은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해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경기도·안산시는 2456만 원을 들여 풍차 10기만 우선 철거했다. 감사원 지적에 따라 대부도 테마파크에서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위해 안산시와 CJ E&M이 맺은 업무 협약도 취소됐고, 테마파크 일부를 사용해 온 대부도협동조합 역시 사용 연장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단독] “어, 풍차 어디로 갔지?"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에 무슨 일이…
(사진) 풍차가 철거된 후의 모습. /김기남 기자

◆안산밸리록페스티벌도 개최 불가능

CJ E&M은 2013년 2월 안산시와 업무 협약을 맺고 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위해 대부도 테마파크 일부에 잔디광장과 무대 등을 각각 만들었다. 안산시도 68억원의 예산 중 10억원을 부담했다.

그해 7월 열린 안산밸리록페스티벌에는 8만여 명의 관객이 모여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CJ E&M은 이 행사를 통해 38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2015년 7월에도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수익성 목적의 사용은 공공용 임시 사용 승인 조건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도협동조합도 같은 경우다. 대부도협동조합은 2014년 안산시로부터 대부도 테마파크 일부(4만1250㎡)의 사용 승인을 받고 서바이벌 게임 등 관광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6억원을 투자해 정자·연못 등을 우선 조성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서도 “불법 시설물 등을 만들어 수익성 목적의 사업을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자·연못 등은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돼 있다.

최인모 대부도협동조합 이사는 “테마파크 부지를 부분 준공하면 안산시와 주민들이 임대나 매입을 할 수 있다”며 “예산을 위해 다음 총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대부도 테마파크는 시화지구(1~7공구) 중 5공구에 해당되며 부분 준공을 한다면 공사에만 적어도 5년이 걸린다.

또한 준공 이후 법에 따라 5년 동안은 매립 목적(농지 조성)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부분 준공 후 대부도 테마파크가 관광지 조성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가정했을 때 예전처럼 풍차가 다시 설치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걸리는 셈이다.

한편 안산시는 감사원의 요구 조치를 실천한 후 감사 처분으로 임시 사용 승인이 취소된 지 6개월 만인 2016년 7월 대부도 테마파크를 영농단지 조성 목적으로 임시 사용 승인받았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연구나 시험 등을 위한 단년 생작물 등을 경작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taelim12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