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영국의 파운드화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변수까지 겹친 영향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파운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7일 기준 1.26달러에서 1.18달러로 갑자기 급락해 31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월 2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예상보다 이르게 브렉시트의 의회 협상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하드 브렉시트(급격하고 강경한 유럽연합 탈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파운드화를 팔아 치운 데다 달러가 강세를 띠면서 파운드화 환율이 급락한 것이다.
‘하드 브렉시트’ 후폭풍… 파운드 하락 ‘안갯속’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다소 완화된 방침을 발표하면서 파운드화 급락은 진정세를 보이는 모습이지만 예전의 낙폭을 다 회복하지는 못했다. 10월 13일 기준으로 파운드당 1.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무역 가중치를 고려해 영국의 주요 교역국 통화들 대비 파운드화 가치를 추종하는 파운드 실효 환율 인덱스도 하락세다. 지난 10월 11일 기준으로 73.383을 기록했다. 영국중앙은행(BOE)이 197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41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하드 브렉시트가 진행되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9.5% 감소할 것을 예상하는 정부 자료가 언론에 보도되며 더욱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파운드화가 향후 급락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연말까지 파운드당 1.20달러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1.10달러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파운드화의 가치가 1.20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투자은행 바클레이스·BNP파리바·JP모간 등은 내년 3분기 말까지 파운드당 1.32~1.39달러 선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 해외주식팀 관계자는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가 잠시 완화된 것일 뿐 브렉시트라는 결과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며 “파운드화의 빠른 회복이 당분간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하드 브렉시트’ 후폭풍… 파운드 하락 ‘안갯속’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