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니까 빌려 쓴다? 렌털 바가지 주의보
[한경비즈니스=조현주 기자] ‘상품을 빌리는 것이 구매하는 것보다 싸다’는 게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렌털비가 상품 구매 가격보다 무조건 싼 것은 아니다. 일시불로 구입할 때보다 렌털 비용이 오히려 더 비싼 것도 많다.

지난 8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6개 제품에 대해 소셜 커머스 3사(쿠팡·티몬·위메프)와 홈쇼핑 3사(현대·GS·CJ)의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렌털 서비스가 일시불 구매에 비해 훨씬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바디프랜드의 팬텀 안마의자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42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현대홈쇼핑에서는 494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일시불 판매 가격이 74만원까지 벌어진 것이다. 또 아이로보S·퍼스트레이디·프레지던트플러스·옵티머스·레지나 안마의자 역시 38만~62만원의 가격 차를 나타냈다.

또 동일한 제품군의 렌털 비용과 일시불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렌털 서비스가 일시불 구매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가령 바디프랜드의 ‘퍼스트레이디’와 ‘프레지던트 플러스’ 안마의자는 일시불 판매가가 300만원인 반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39개월 약정으로 해당 상품을 렌털하면 월 8만9500원, 총 349만500원을 지불하게 돼 일시불 구매보다 약 49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했다. 다른 제품들 또한 총 렌털료가 일시불 가격보다 32만~48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도 렌털이 더 비쌌다. 넥센타이어 렌털 시 일시불 구매보다 7만4000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넥센타이어의 ‘엔프리즈(NPRIZ) AH8’ 타이어는 소유권 이전 조건으로 1년 동안 렌트하면 2개 기준으로 월 2만7700원(렌털 등록비 2만5000원 불포함), 총 33만2400원을 지불하게 된다.

반면 일시불로 구매하면 공식 인증 판매점에서 15만원 이상 저렴한 17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렌털 이용 시 넥스트레벨에서 제공하는 8만원 상당의 무상 서비스(정기 방문 점검, 차량 무상 점검 등) 비용 8만원을 가산하더라도 일시불 가격이 7만4400원 더 저렴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소유권 이전형 렌털은 약정 기간 동안 렌털비를 상환하는 방식이므로 렌털과 일시불의 가격 차는 소비자로서는 할부 거래에 대한 이자로 인식된다”며 “현재 저금리 기조인데다 제1금융권의 대출금리가 3%대인 것을 감안할 때 대출을 받아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렌털 서비스는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 저렴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부 상품은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실제 렌트 판매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협력사(제조사)들이 MD와 상품 협의를 통해 렌트 상품으로 속속 변화시키며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게 됐고 이와 함께 협력사의 판매 매출도 늘어나고 있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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