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31-잠실역(1부 끝)]
고깃집 일변도 상권에 ‘수제 맥주’ 차별화…제2롯데월드 잘 보이는 옥상에 ‘포토존’
[상권31] 두산그룹 전 부회장이 '방이동 먹자골목' 점찍은 이유는?
(사진) 강태순 슈타인도르프 대표. 주현주 인턴기자

[한경비즈니스=주현주 인턴기자] 롯데월드몰, 석촌호수와 길 하나 건너 위치한 방이동먹자골목은 전통적인 송파구의 유흥 상권이다. 고깃집, 국밥집 등 30~40대를 중심으로 한 음식업종이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올해 1월 초대형 수제 맥주전문점이 둥지를 틀었다. 이곳의 이름은 ‘슈타인도르프’. 독일어로 ‘석촌호수(슈타인:돌, 도르프: 촌)’라는 뜻이다.

지하 3층부터 지상 6층까지 건물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는 이 맥주전문점은 지난 2009년까지 두산그룹 부회장을 지낸 강태순 대표가 운영 중이다. 두산그룹에서 40여년 간을 재직한 강 대표는 샐러리맨 출신으로 오너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른 셈이다.

그만큼 풍부한 연륜과 경영감각을 인정받은 그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책임질 거점으로 ‘방이동먹자골목’을 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경쟁력만 있으면 실패하지 않는 상권”

오픈한 지 1년이 채 안됐지만 슈타인도르프는 이미 꽤 많은 단골들을 확보하며 하루 평균 70~80명 정도의 손님을 꾸준히 받고 있다. 고급 맥주와 레스토랑 음식메뉴를 주로 판매하는 곳이다보니 객단가는 2인 손님을 기준으로 2만5000원 정도다.

롯데월드와 석촌호수 야경을 감상하는 고객들을 위해 새벽1시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 계산하면 한달 매출만 대략 3500만원을 넘어선다.

강 대표가 방이동먹자골목에 둥지를 틀기로 한 데는 ‘제2롯데월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강 대표는 “레스토랑 비즈니스는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라며 “적어도 유동인구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제품에 경쟁력이 있다면 손해볼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업 전 강남과 잠실역 상권을 두고 고민했던 그는 향후의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렸다. 강 대표는 “강남과 비교해 아직은 방이동이 임대료가 저렴했다”며 “특히 이곳이 잠실관광특구에 포함되는데다 곧 제2롯데월드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봤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집값이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강남보다는 높다는 결론이었다.

그는 맥주전문점의 영업전략에도 이와 같은 입지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슈타인도르프는 방이동먹자골목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 자칫 ‘불리한 입지조건’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오히려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았다.

슈타인도르프는 지하 1층에 맥주공장을 두고 지상 1층부터 3층까지 고객들이 맥주를 즐기는 홀로 사용하고 있다. 4층은 주방과 직원들의 휴식공간, 5층은 아직 미개방된 공간으로 이벤트홀로 꾸밀 계획이다.

6층은 직원들의 사무공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재미있는 건 루프탑(옥상)에 위치한 ‘포토존’이다. 이곳에 서면 123층까지 높이 솟아오른 롯데월드타워를 맨 아래에서부터 꼭대기층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상권31] 두산그룹 전 부회장이 '방이동 먹자골목' 점찍은 이유는?
(사진) 브루마스터(양조기술자)가 갓 생산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김기남 기자

방이동먹자골목이 고깃집을 위주로 한 상권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수제 맥주전문점이 들어서면 오히려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봤다.

강 대표는 “최근 맥수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고깃집 일변도인 이 지역에 고급 맥주를 즐기고 싶어하는 수요층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제2롯데월드를 비롯해 인근 상권의 변화에 따라 수요층이 더 늘어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이곳엔 40~50대 직장인 단골들이 꽤 있는데, 고깃집만 찾아오던 이곳에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고객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강 대표는 이와 같은 고객층을 붙잡기 위해 지하 1층의 맥주 제조공장 옆에 별도의 바를 설치하고 일주일 중 3일을 고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옆 가게들과 업종이 다르다 보니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우리 가게를 반기는 분위기다”며 “시너지 효과도 크고 상권이 발전하는 데도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사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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