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불황 탈출 게이트'를 찾아라 : 건설업계]
현대, 마스터 브랜드 ‘디 에이치’…GS, 도시정비사업 등으로 ‘정면 돌파’
“특화 전략으로 ‘아파트 규제’ 뚫어라” 특명
(사진)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디 에이치'. /현대건설 제공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국내 주택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순위 청약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11·3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지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매가와 전셋값의 상승 폭이 축소됐고 특히 ‘강남 4구’는 대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매매가가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의 공식 자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24일 ‘8·25 가계 부채 관리 방안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내년부터는 집단 대출과 제2금융권에서 주택 담보대출을 받을 때에도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고 했다. 대출 원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으라는 것이다.

잇단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건설사들은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특화 마케팅 전략으로 분양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재개발·재건축 등 신규 사업을 공략하려는 건설사도 눈에 띈다.

◆ 삼성물산은 강남에 ‘선택과 집중’

현대건설은 신규 주택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를 앞세워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디 에이치의 ‘H’는 현대건설의 영문 ‘현대(Hyundai)’의 머리글자로 고급 시장에 대한 현대건설의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표현하는 상징이다.

또한 ‘상류 생활 사회(High living society)’의 의미를 더해 기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하이페이온·홈타운 등의 개별 아파트 브랜드를 대표하는 마스터 브랜드 역할을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디 에이치는 지난 8월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사업(디에이치 아너힐즈)에 첫선을 보였다. 1순위 청약에서 총 63가구 모집에 6339명이 신청해 평균 100.6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이색 마케팅 전략도 병행한다. 지난 10월 14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힐스테이트 태전 2차’는 오픈 당일인 14일부터 3일간 즉석 경품 이벤트를 진행해 청소기·전기방석 등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했다.

또 선착순 3000명에게 가상현실(VR) 체험을 할 수 있는 카드보드지도 증정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힐스테이트 태전2차는 평균 1.3 대 1, 최고 4.6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단행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력 축소 이후 현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축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한 삼성물산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사업 전략으로 내실을 더했다. 무리하게 양적 확대를 위한 수주보다 견실 경영 차원에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중심의 우량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2016년 재개발·재건축 시공권 확보 실적이 없다. 하지만 2013년 과천7-2 재건축, 2014년 부산연지2, 온천4 재개발, 2015년 신반포 한신 3차 등 우량 입지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시공권을 확보해 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2017년에도 강남 우량 입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시공권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아파트 입주민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삼성물산은 ‘차별화된 래미안’을 강조하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선보인 동별 개인 정원 개념의 ‘래미안 가든 스타일’ 조경은 2017년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 한화·SK ‘뉴스테이’로 활로 모색

GS건설은 공격적인 전략으로 불황을 정면 돌파한다. 수주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국내 건설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도시정비사업 및 분양 사업에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주택 사업은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사업성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사업을 진행해 나가고 수주 물량의 사업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 갈 계획이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은 서울 및 수도권의 분양성이 양호한 지역의 대단지를 중심으로 선별해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지방 사업장보다 서울시 강남3구와 동작구 일대, 강북권 유망 지역인 한남·성수·마포 등의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올해 28개 사업장에서 2만6000여 가구를 공급해 양호한 분양 성적을 기록 중이다. GS건설의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단지로 주목받은 7628가구 규모의 안산 그랑시티자이는 올해 1차 4283가구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차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소형 아파트 공급으로 수요층을 공략하고 신사업 ‘뉴스테이’를 추진한다. 한화건설은 지난 10월 경기도 김포시 풍무5지구 3~5블록 일대에 ‘김포 풍무 꿈에그린 2차(지하 4층~지상 23층, 16개 동 1070가구)’를 분양했다. 전체 가구를 100% 74㎡ 이하로만 구성해 수도권 실수요층의 높은 관심을 이끌고 계약 5일 만에 조기 완판했다.

뉴스테이는 새로운 먹거리다. 한화건설은 11월 말 ‘인천 서창 꿈에그린’ 1212가구의 계약을 100% 마무리하면서 2015년 10월 공급한 2400가구 ‘수원 권선 꿈에그린’에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뉴스테이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뉴스테이의 가장 큰 장점은 특별한 청약 자격 없이 누구나 최대 8년간 거주할 수 있고 보증금과 월 임대료의 연간 상승률이 3%로 제한돼 장기적인 주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대료 역시 주변 시세의 80~90%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해 인기다.

실제로 인천 서창 꿈에그린 전체 타입의 임대 보증금은 1억원 초반대, 월 임대료는 30만~40만원대로 책정됐다. 전환보증금제를 통해 보증금과 월 임대료의 비율을 변경하면 보증금은 5000만원, 임대료는 21만원대까지 떨어진다.

SK건설도 뉴스테이 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는다. SK건설은 경기도 화성시 기산동에 첫 뉴스테이 사업인 ‘신동탄 SK뷰파크 3차’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3층, 13개 동 총 1086가구 규모다.

신동탄 SK뷰파크 3차의 임대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평형 및 주택형별 5가지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동탄 SK뷰파크 3차는 임대 보증금이 비싸더라도 싼 월 임대료를 선호하는 최근 경향을 반영해 뉴스테이로는 처음으로 10만원대 월 임대료를 선보였다.

SK건설만의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는 덤이다. SK그룹 연계 카드 혜택과 SK텔레콤 스마트 홈, 단지 내 무선 네트워크 환경 구축, 3만4000여 권의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SK건설 전자책 도서관 등 SK그룹과 연계된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를 입주민에게 제공한다.

◆ 호반 ‘재건축·재개발’…반도 ‘교육 특화’
“특화 전략으로 ‘아파트 규제’ 뚫어라” 특명
(사진) '동탄2시범단지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단지 내 별동학습관. /반도건설 제공

중견 건설사들도 주택 시장 불황 뚫기에 여념이 없다. 호반건설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호반건설은 수년 전부터 전담팀을 구축해 재건축·재개발 시장 진출을 준비한 끝에 2015년 첫 결실을 봤다.

광주광역시 계림8구역, 광명R 10구역 등 4개 단지 6000여 가구 규모의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올해는 보문 5구역(199가구 규모)을 수주해 서울에서 첫 수주에 성공했고 앞으로도 수도권 등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9월 토목 분야에 강점을 지닌 울트라건설을 인수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울트라건설 인수를 통해 토목 사업 진출을 비롯한 사업 다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반도건설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시장에서 실제 생활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인 ‘교육’을 강조하면서 차별화하고 있다. 단지 내 교육 특화 시설로 별동학습관을 조성하고 다양한 전문 교육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이다.

올해 초 입주를 마친 ‘동탄2시범단지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에는 조선에듀케이션과 연계해 영·유아를 위한 ‘조선에듀케이션키즈스쿨’을 운영하고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과 함께하는 ‘SKY 멘토링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입주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올해 분양한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에는 단지 내 상가에 동탄 최초로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학원들과 연계한 교육시설 ‘대치학원가 동탄캠퍼스’를 유치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학원 이름과 교재 및 시스템만 적용하는 프랜차이즈 학원이 아니라 현역 대치동 강사진과 커리큘럼을 옮겨온 교육시설이라는 점에서 청약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도건설은 연내 울산 송정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울산송정지구 유보라 아이비파크’에도 단지 내 영어회화 등을 교육하는 ‘YBM영어마을(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보건설은 2015년 아파트 브랜드 ‘하우스디(hausD)’를 론칭했다.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주거 상품 공급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주거 선호도가 높은 입지 선정, 최근 몇 년간 공급이 없었던 지역 공략, 트렌드 변화에 맞춘 틈새 상품 개발 등으로 요약된다.

브랜드 차별화 ‘5대 아이템’으로 ▷브랜드 대표 이니셜 ‘D’를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한 3D 입체 외관 ▷뜰 안의 뜰 개념의 프라이빗 조경 공간 ▷주부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미즈 키친 시스템 ▷휴대전화로 방문자를 확인할 수 있는 멀티 스마트 홈 시스템 ▷에너지 세이빙 기능의 터치패드 스위치도 적용했다.

한편 대보건설 임직원들은 평상시 직장 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을 통한 비용 절감을 실천 중이다. ‘점심시간 사무실 및 컴퓨터 소등’은 물론 ‘식사 시 음식물 남기지 않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인조가죽 결재판 대신 마분지를 활용한 종이 결재판을 사용한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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