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LG생건·애경 ‘펫케어’…CJ제일제당 ‘사료’…레이언스, 세계 첫 동물용 엑스레이
‘반려동물 6조 시장’에서 ‘10배 수익’ 나온다
(사진) 지난 5월 열린 애견용품 할인 쇼 행사에서 견주들이 애견 용품을 고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10루타를 의미하는 야구 용어인 ‘텐배거(ten bagger)’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10배의 수익률을 뜻하는 ‘대박 종목’을 일컫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국내에도 자동차·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텐배거 종목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는 성장 산업의 실종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수의 흐름과 관계없이 주가가 오를 만한 종목을 찾을 수 있을까. 펫팸족의 증가로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펫팸족(pet+family) 1000만 명

‘펫(pet)’과 ‘패밀리(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세계미래학회는 1999년 반려동물을 ‘미래 10대 산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반려동물은 소득수준이 올라갈수록 시장의 크기가 커지는 선진국형 산업이다.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 반려동물 산업이 가장 먼저 발달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미국반려동물산업협회(AAPA)에 따르면 미국의 시장은 2015년 기준으로 530억달러(약 68조원)이고 2016년에는 600억 달러(약 70조원)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또한 2016년 1조4549억원(약 14조1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 업체인 유러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은 20파운드 미만의 작은 애완견 비율이 82% 수준이다. 소형 애완견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세계미래학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5조8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은 연간 신생아(43만5000명)의 1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반려동물 판매 업체는 2012년 3195개에서 2014년 4099개로 약 30% 급증하며 애완견 TV채널에서부터 장례까지 관련 업종 사업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정부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주축으로 ‘반려동물 관련 산업 육성 태스크포스’를 꾸리기도 했다.
‘반려동물 6조 시장’에서 ‘10배 수익’ 나온다
◆대기업 줄줄이 출사표

국내의 반려동물은 2014년 550만 마리에서 2016년 약 1000만 마리로 2년 만에 82% 늘었다.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정부의 적극적 정책 지원 아래 대기업들의 애견 관련 산업 진출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LG생활건강은 대표적인 반려동물 산업 수혜주다. 지난 8월 펫 케어 브랜드인 ‘시리우스(O’s Sirius)’ 론칭을 시작으로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천연 성분을 담은 반려동물 샴푸·컨디셔너 등을 포함해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2~3년 내 반려동물 시장 관련 매출의 가시화를 시작으로 시장 지위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생활용품 6대 카테고리 시장점유율 국내 1위(36.2%)인 이 회사의 제품 인지도가 반려동물 생활용품 분야로도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LG생활건강의 강점인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 출시와 카테고리 확장 등과 같은 사업 전략이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애경은 국내 반려동물 전문 기업인 ‘이리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펫 케어 브랜드인 ‘휘슬’을 선보였다. 반려동물 용품 개발을 위해 이리온 소속 수의사와 미용사들과 제품 개발을 진행했고 반려동물의 연약한 피부에 맞는 샴푸와 미스트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반려동물용 사료인 오프레이(O’FRESH)와 오네이처(O’NATURE)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사람이 먹는 우유와 음료에만 사용하던 카톤팩(Carton pack)을 반려동물 식품에 최초로 도입했다.

프리미엄 사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급 사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특성과 건강 상태를 감안한 영양제와 간식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국내 반려견 고급 사료 시장점유율 1위인 이레본과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방식으로 홍삼 성분을 함유한 반려동물 건강식인 ‘지니펫’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니펫’은 6년근 홍삼박(홍삼부산물)과 증삼 농축액, 고품질 유기농 원료를 결합해 만든 제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반려견 패션 브랜드 ‘다솜’과 함께 ‘페넥트’ 브랜드를 론칭했고 이랜드 역시 반려견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생활용품 수요에 발맞춰 ‘펫본’이라는 애견 용품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신라면세점은 국내 업계 최초로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스니프·코즈모유닛·텐티스츠어포인먼트·러프웨어 등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를 선보였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바텍의 자회사인 레이언스도 반려동물 산업 수혜주로 꼽힌다. 2011년 5월 설립된 레이언스는 지난 4월 상장된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X-Ray Detector) 전문 기업이다.

레이언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SID 72인치 촬영이 가능한 반려동물용 엑스레이 시스템인 마이벳(MyVet)을 출시했다. 지난 10월 인수를 발표한 미국 디지털 엑스레이 솔루션 기업 오스코를 통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용 솔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