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만 비트 대표 “이용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죄송하다”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지난 12월 7일. 정확히 8개월 만에 무료 음원 서비스 ‘비트’를 서비스 중인 ‘비트패킹컴퍼니’의 분당 사무실을 다시 찾았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최대 무료 음원 서비스인 비트를 소개하기 위해, 이번에는 그 서비스의 종료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비트는 종료 전까지 회원 600만 명을 모았고 유료화까지 시도했지만 결국 지난 11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지금은 초라해진 비트패킹컴퍼니 사무실에서 박수만 대표(사진)와 이주형 이사에게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비트’가 잘 운영된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에는 연신 “죄송하다. 사용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했다.

이들은 비트패킹컴퍼니에 투자했던 165억원과 아직 지불하지 못한 저작권료 등에 대한 정산, 법인 청산 절차가 남아 여전히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이 이사는 “이번 달에 사무실을 빼야 하기 때문에 청산 작업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일부 직원들은 10시가 되면 여전히 출근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매달 수억원에 달하는 저작권료 때문에 비트가 서비스를 이어 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박 대표는 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 대신 “비용적 측면 때문”이라며 “추가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또 이 이사는 회사 청산 절차에 대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쉽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고 박 대표는 “아직 더 줘야 할 돈도 있고 생각보다 비용 처리가 복잡하다”며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날 역시 오전 10시가 되자 비트패킹컴퍼니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정상적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무실 내부는 사업을 지속하던 지난 4월과 같은 모습이었다. 컴퓨터와 사무기기 역시 그대로였다.

이 이사는 “일부 직원은 다른 일자리를 구했고 일부는 아직 회사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퇴직금 정산 등 직원들에 대한 정리 절차도 모두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또한 “회사 청산과 관련해 외부에 어떤 이유 때문에 문을 닫는다고 명확히 말한 적이 없어 추측만 난무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현재 어떤 이유로 회사를 닫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뿐이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용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한편 박 대표와 직원 10여 명은 곧 네이버에 재입사해 박 대표가 이전 네이버에서 기획했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밴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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