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아이디어]
‘달러’와 ‘유가’의 불편한 동행…트럼프에 답이 있다?
달러냐 원유냐…"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00원에 근접했다. 올해의 저점 대비 10% 정도 오른 수준이다. 계란 값 파동에 라면 값 인상, 여기에 유가까지 서민을 괴롭히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서비스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유가의 상승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나타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 강세가 원인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달러 강세는 유가 약세를 초래한다. 1987년 이후 달러화 지수와 유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 간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4다. 2000년 이후만 놓고 보면 마이너스 0.7, 금융 위기 이후에는 마이너스 0.8이다. 달러와 유가의 역행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그가 대통령 당선인으로 결정된 지난 11월 9일 이후 달러와 유가 간 상관계수는 0.9다. 역행이 아닌 동행 관계로 돌아서며 두 지표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상 둘째로 높은 상관계수다. 가장 높았던 때는 위안화 환율 쇼크가 발생했던 때인 지난해 8월이다.

이러한 현상이 다소 특이한 것은 고점 부근에서의 형태 때문이다. 과거 고점에서의 상관계수 그래프 형태는 첨탑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피라미드식으로 마치 ‘억지로’ 상승세를 이어 가는 모습이다. 자연스럽지 않은 형태라는 점에서 달러와 유가 중 한 변수는 억지 상승을 이어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관계수가 하락 전환하면 둘 중 하나는 웃고 하나는 울게 된다.

두 지표 간 ‘오묘한’ 동행이 트럼프 당선인의 탓이라면 해답 역시 트럼프 당선인에게 있다. 그가 차기 국무장관에 미국 석유화학 회사인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 회장을 내정한 점을 감안할 때 억지 상승, 즉 ‘거짓말쟁이’ 역할을 하고 있는 쪽은 달러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