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회장의 ‘ISA 시즌 2’는?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 투자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약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실제로도 대부분의 투자액이 예·적금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같은 원금 보전형 상품에 몰려 있다.

ISA다모아에 따르면 10월 31일을 기준으로 신탁형 ISA의 투자액 2조6000억원 가운데 예·적금에 편입된 금액은 1조600억원, RP 1500억원 수준이다. 그 외에는 해외 주식형 펀드 100억원, 국내 주식형 펀드 90억원 등으로 투자액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현재 예·적금에 편입된 투자액의 3분의 2인 1조원 정도의 금액이 ISA 출시 초창기인 3~6월에 유입됐다. 여의도에 있는 한 증권사의 투자 상담 직원은 “지금 ISA에 가입한 고객들도 대부분이 초창기 RP 특판 상품이나 원금 보장형 상품에 묻어 둔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 외의 국내 주식형 펀드 등은 어차피 기존에 고객이 보유한 주식 계좌를 이용하거나 입출금이 자유로운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더 편리한 상황이다. 이 직원은 “ISA는 정부가 너무 급하게 내놓은 상품이다 보니 고객들에게 추천하기에 구멍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정작 가입 이후 사후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5년의 의무 가입 기간이 있기 때문에 금융사들도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기에 ISA가 좋은 구실이 됐다”며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만 관심을 둔 채 상품 구성이나 수익률 관리가 부진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비판이 거세지면서 최근 금융 당국은 2017년 ISA의 문제점을 개선한 ‘완결판 ISA’를 내놓을 계획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12월 7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ISA 시즌 2’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학자금 전용 ISA, 대출 마련 ISA 등 목적형 상품을 만들어 금융자산을 늘릴 기회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ISA 시즌 2로 반전에 성공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향후 ISA 시즌 2는 비과세 혜택을 크게 늘리고 가입대상을 만 60세 이상으로 일률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도 12월 2일 ISA 계좌의 가입 자격과 중도 인출 제한 요건을 완화하고 세제 지원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A가 ‘만능 통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단 투자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ISA 성패의 관건은 수수료를 내고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순수익이 남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장기 수익률’이 중요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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