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성 제품 비율 높아져…남양유업, 우유·커피 라인업 강화로 추격전
매일유업, 4년째 남양유업 제치고 질주
(사진) 매일유업의 '소화가 잘되는 우유' 제품들.

[한경비즈니스= 김현기 기자] 국내 우유업계 대표 라이벌 기업인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누르고 꾸준히 질주하고 있다. 업계의 녹록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 흰 우유의 시장점유율은 서울우유가 43.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각각 19.1%, 12.9%를 기록하며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2015년 기준 우유 소매시장 규모는 1조8392억원으로, 이는 1조8682억원을 기록했던 2013년보다 1.6% 감소했다. 출산율 저하로 주요 소비층인 영·유아가 줄어들고 대체 건강음료가 늘어나는 등 복합적 요인이 한데 어우러져 우유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우유 재고 과잉 위기까지 겹쳐 유업계는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 매일유업, 락토프리 우유 시장 1위
매일유업, 4년째 남양유업 제치고 질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은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일유업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4169억원, 영업이익은 37.6% 늘어난 19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도 연결기준 1조2171억원으로 남양유업(9248억원)을 따돌렸다. 매일유업은 2013년 매출 1조3644억원으로 남양유업(1조2298억원)을 제친 이후 4년째 질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의 핵심은 제품 믹스(product mix) 개선과 원유 공급과잉 완화로 판단된다”며 “원유 재고 부담에 따른 밀어내기 매출 비율이 축소되면서 커피음료의 수익성이 두 자릿수 영업 이익률로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커피음료, 유기농 우유(상하목장), 치즈 등과 같은 고수익성 제품의 비율이 높아지고 적자 사업인 백색시유의 매출 비율이 낮아지면서 제품 믹스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매일유업은 경쟁사가 넘보지 못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우유를 비롯한 유가공에서 나오는 매일유업은 기존 일반 우유에서 벗어난 이색 우유로 승부를 걸고 있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와 함께 지방 함량을 일반 우유 대비 반으로 줄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 저지방’, 상온 보관이 가능한 ‘소화가 잘되는 우유’ 멸균 제품 등을 선보여 라인업을 늘렸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우유만 마시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등의 소화기 증상(유당불내증)을 보이는 소비자들을 위해 우유의 맛은 살리면서 유당만 제거해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락토프리 우유 시장점유율 96%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체 우유 시장에서 락토프리 우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1%에 불과하지만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시장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커지는 등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비록 전체 우유 시장에서 아주 작은 시장이지만 낙농업이 발달한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가능성이 있다”며 “우유 소화에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우유 음용의 즐거움과 유익함을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남양유업, 대표 브랜드 라인업 강화
매일유업, 4년째 남양유업 제치고 질주
(사진)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 GT' 제품들.

남양유업은 추격에 나섰다. 대표 브랜드인 ‘맛있는 우유 GT 저지방 3종’ 라인업 강화에 나서는 한편 지난 11월 ‘루카스나인라떼’를 새로 선보였다.

‘맛있는 우유 GT’는 우유 특유의 비린내로 불리는 향과 맛을 없애는 GT(Good Taste) 공법을 활용, 우유 본연의 신선한 맛을 살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우유 속 용존산소를 제거하고 질소를 충진해 우유가 산소와 접촉할 수 없게 함으로써 최대한 신선함을 유지하고 쉽게 부패되지 않도록 개발했다.

또한 남양유업은 일반 시중 커피 전문점 라테 수준의 맛과 향을 낸 ‘루카스나인 라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영하 섭씨 196도에서 커피 원두를 50㎛ 이하로 미세하게 분쇄했고 설탕 대신 천연 우유를 사용, 풍부한 우유 거품과 진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라떼를 인스턴트커피로 개발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설탕을 넣지 않고는 맛이 떨어져 쉽게 상품화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우유 함량을 대폭 늘리고 농축하는 기술을 활용해 텁텁함 없이 우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 늘어난 3113억원, 영업이익은 139.2% 증가한 120억원이었다.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남양유업의 영업이익 호조는 주로 판관비 절감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광고선전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7%에서 1.5%포인트 정도 낮은 5.5%를 기록했다. 마케팅에 주력했던 봉지커피를 포함해 일반 품목 광고비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