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희망 회복 2017’ 프로젝트③ = 대한민국 스타트업]
콘텐츠·기술·아이디어 차별화로 현지화 성공한 '토종' 스타트업 5개사
해외 진출로 ‘불황’ 넘는 스타트업
(사진) 정연빈(왼쪽) 스마트스터디 미국 법인장과 유튜브 돈 앤더슨 유튜브 아태지역 키즈 파트너십 총괄이 '유튜브 골드 플레이 버튼'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유튜브가 제공하는 '골드 플레이 버튼'은 구독자 100만 명을 확보한 채널에 수여하는 상이다. /스마트스터디 제공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장기 불황이 예상되는 정유년(丁酉年)에도 세계를 무대로 한 스타트업의 도전은 계속된다.

대기업도 군침을 흘리는 미국 시장에서 승전보를 남긴 스마트스터디, 영어 교육 서비스로 본고장 유럽을 뚫은 아이포트폴리오, ‘빠르게 달리는 코끼리’ 미래 시장 인도를 장악한 밸런스히어로.

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 스타트업의 혈투가 펼쳐진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미미박스, 왕훙(網紅 : 중국어로 인터넷을 뜻하는 ‘왕뤄’와 홍일점의 의미를 지닌 ‘훙런’의 합성어로, 한국의 파워 블로거) 마케팅으로 일본 광고 생태계에 새 판을 짜는 오드엠도 있다.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각지에서 다양한 전략으로 질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스타트업을 찾아 ‘2017 희망의 지도’를 그렸다.

◆미국, 스마트스터디

‘35%.’ 국내 대기업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미국 시장에서 회사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올리는 스타트업이 있다. 유아용(만 1~5세) 교육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는 2016년 자사 교육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핑크퐁’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1억5000만 건을 돌파했다.

현재 총 2000여 편의 동영상, 125종 이상의 핑크퐁 앱 시리즈들이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 5개 언어로 제작돼 전 세계에 서비스되고 있다.

이 회사의 주 무대는 미국이다. 미국 시장의 대표 플랫폼인 아마존과 유튜브에서 핑크퐁이 우수 콘텐츠로 선정된 이후 설립 6년 만에 100억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 95억원에서 2016년 170억원(예상)으로 가파른 성장세다. 이 기세를 몰아 지난해 7월에는 미국 법인도 신규 설립했다.

앞으로는 회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인 ‘핑크퐁’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올해에는 핑크퐁 시리즈 외에 3차원(3D) 장편 애니메이션과 손 인형(퍼펫)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고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유럽, 아이포트폴리오

다락방에서 시작된 교육 기술 분야 스타트업 아이포트폴리오는 영어의 심장부, 영국을 발판 삼아 세계 52개국에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디지털 영어 교육용 전자책 플랫폼인 ‘스핀들북스’는 2012년 세계 최대 영어 교육 출판사로 통하는 영국의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실시한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 수주 경쟁에서 해외 유수의 플랫폼을 제치고 선정됐다.

PC용 교육 앱을 단순 모바일로 변환한 다른 나라 업체들과 달리 태블릿 PC에 최적화한 기술 서비스로 해당 학교의 교사 10명 중 9명이 아이포트폴리오의 스핀들북스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옥스퍼드와 기술 로열티 계약을 체결한 이후 유럽 각국과 미국 등 52개국에서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매출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고 새해에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도 진출해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 밸런스히어로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는 통신 및 데이터 잔액 확인 서비스 기능을 담은 모바일 앱 ‘트루밸런스’로 기회의 땅 인도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인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휴대전화 요금을 미리 지불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데이터 사용량을 점검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러한 서비스를 내놨다.

앱 내에서 이용자 스스로 데이터 사용량과 잔액 정보를 확인, 선불 계정을 구매해 잔액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난해 7월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인도에서만 3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구글플레이가 실시한 ‘인도에서 많이 쓰이는 앱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트루밸런스의 가입자를 1억 명 수준으로 끌어올려 인도의 핀테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미미박스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스타트업 간 목장의 혈투가 펼쳐지는 중국은 국내 스타트업의 생존율이 극히 희박한 곳으로 통한다. 자국 내 서비스가 발전해 국내 유명 O2O 스타트업도 중국 시장 진출을 꺼리는 게 예사다.

하지만 뷰티 O2O 서비스 업체 미미박스는 중국에서 매년 1000%대 성장을 거두며 업계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을 잡지처럼 구독하는 신개념의 서비스로 초기 모바일 쇼핑 시장을 잡았고 현재 자체 화장품 브랜드 개발, 오프라인 판매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3월 대형 인터넷 쇼핑 업체인 제이지닷컴과 업무 협력을 맺고 판로를 확보했으며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매출의 70% 정도가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나오고 있고 2017년에는 8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오드엠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업체 오드엠이 일본 시장에서 유명인을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인 이른바 ‘왕훙’ 전략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도쿄에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자사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 마케팅 플랫폼인 ‘애드픽’을 일본 시장에 내놓았다.

애드픽은 일반인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널에 모바일 앱과 동영상 등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클릭 수 등에 따라 수익을 얻는 성과형 광고 플랫폼이다.

일본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 때문에 일반인을 활용한 마케팅이 성행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전략이다. 이 회사는 일본의 모바일 산업이 세계 5대 시장 규모의 비즈니스를 형성했다는 점, 성과 발생 시 수익을 얻는 형태의 광고 산업이 온라인 PC 광고 시장 때부터 조성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모바일 특화 광고 플랫폼인 애드픽이 일본의 광고주와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고 일본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이다.

현재 매일 1000명 이상의 이용자가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고 회사는 올해 현지 마케팅을 본격 확대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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