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스마트 워크 : 근무 공간의 변화]
스타트업·프리랜서들에게 ‘대인기’…글로벌 네트워크 지원이 강점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스마트 워크는 시공간을 초월한다. 업무 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나 회사에 출퇴근하지 않고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재택근무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공유 사무실(코워킹 스페이스)이 주목받고 있다. 공유 사무실은 초기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업무 공간으로 각광받았다가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형 사무실로 보편화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공유 사무실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무실보다 카페에 앉아 공부하거나 여럿이 토론하며 일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 때문에 최근 뜨고 있는 공유 사무실들은 단순히 임대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위한 네트워크 형성을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공유 사무실 서비스 기업인 위워크는 지난해 국내에 진출해 빠른 속도로 자리 잡았다.
토종 공유 사무실 서비스인 ‘패스트파이브’와 ‘스파크플러스’ 등도 시장에 뛰어들어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강남에서만 6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스파크플러스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 공실률이 낮다.

국내 대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카드는 위워크 강남점 바로 옆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스튜디오 블랙’을 오픈했다.

팁스타운은 민간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TIPS)의 창업팀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가 스타트업들이 모여들며 규모가 커졌다.

공유 사무실은 기본적으로 업무에 필요한 기자재가 갖춰져 있다. 사용료는 월 40만~80만원으로 스타트업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계약은 연간 단위로 하지 않고 단기로도 가능하다.

기존에 소호(soho) 사무실과 비슷하지만 창업가를 위한 네트워킹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코워킹 스페이스, ‘밀레니얼 세대’ 일터로
(사진) 위워크는 2016년 한국에 진출해 강남과 을지로 두곳에서 공유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위워크 제공

◆ 전 세계 9만 명이 사용하는 ‘위워크’

로비에 들어서면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몇몇 사람들은 커피나 맥주를 들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이들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한다. 카페인지 사무실인지 모를 정도로 자유스러운 분위기다.

공유 사무실의 대명사 위워크는 2010년 미국의 스타트업이 론칭했다. 이곳은 프리랜서, 초기 스타트업, 다국적기업 등 전 세계 9만 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다. 위워크는 창업한 지 6년 만에 지난해 기준으로 160억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 진출해 서울 강남과 을지로의 고층 건물에서 공유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을지로점은 아시아에 있는 위워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내부는 함께 토론하고 즐길 수 있는 라운지를 중심으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입주 기업들은 개인적인 사무 공간 외에 회의실·팬트리 등을 공유해 사용할 수 있다. 라운지에서는 맥주와 커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입주사들은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시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한다.

위워크는 스타트업을 위해 세무·특허·상표권 등록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을 해주고 입주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도 주선한다.
코워킹 스페이스, ‘밀레니얼 세대’ 일터로
(사진) 스파크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오픈과 동시에 인기몰이를 하며 오는 4월 인근 5층 건물에 2호점을 연다. /스파크플러스 제공

◆ 토종 공유 오피스 ‘스파크플러스’, 공실률 제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아주빌딩에 들어선 스파크플러스는 아주그룹과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이 투자해 오픈한 공유 사무실이다. 역삼 1호점은 1057㎡ 규모로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오픈과 동시에 인기를 끌며 만석이 됐다.

심민철 스파크플러스 대표는 “오는 4월 인근에 자리한 5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도록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형 건물 1개 층에 입주해 있는 공유 사무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곳은 1~2인으로 구성된 스타트업들이 주로 입주하고 있고 별도의 보증금이나 계약 기간 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멤버십 기반의 공동 사무 공간을 제공한다. 비용은 프라이빗 룸이 월 50만원, 오픈 데스크가 월 30만원이다.

스파크플러스는 창업가들을 위한 주1회·월1회 등 커뮤니티 활동과 모임을 주최한다.

창업가들을 위한 캠프도 개최한다. 실패를 딛고 성공한 칠전팔기 도전자의 인생 역전 이야기 등 앞선 창업가들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시간도 마련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특허·법률 등 스타트업 대표들의 고민도 해결해 준다.
코워킹 스페이스, ‘밀레니얼 세대’ 일터로
(사진) 역삼동의 3개 건물에서 운영 중인 팁스타운에는 90여개의 입주사, 600명 가량의 상주 인원이 있다. /팁스타운 제공

◆ 창업 생태계 이룬 ‘팁스타운’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한 팁스타운은 S1, S2, S3로 이뤄진 3개의 빌딩에 들어섰다. 팁스타운에는 총 90여 개의 입주사, 600명 정도의 상주 인원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중소기업청에서 도입한 민간 주도형 TIPS 창업팀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가 현재는 50여 개 기업 외에 창업 관련 유관 기관, 액셀러레이터 등 투자사들이 입주해 함께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팁스타운 그 자체만으로도 창업 생태계를 형성한 셈이다.

팁스타운은 사무실로 사용되는 코워킹 스페이스(폐쇄형·개방형 공간) 외에 회의실·카페테리아·이벤트 홀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이벤트 홀에서는 창업과 관련한 행사들이 자주 열려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형성된다.

팁스타운은 최근 공간 제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세무 세미나,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강연)도 종종 진행한다.

특허 법인과 제휴,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창업자 간 네트워킹(치맥파티·떡국잔치)을 주도하기도 한다.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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