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성과연봉제·최순실’이 뒤흔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막 오른 공공기관 평가] 119개 공기업 및 준정부 기관 대상…‘성과연봉제’ 관전 포인트

‘성과연봉제·최순실’이 뒤흔든 공공기관 경영평가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공기업 및 준정부 기관 119곳이 전년도 경영 실적 보고서를 작성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이제 오는 6월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는 공공기관의 자율 및 책임 경영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도입됐다. 1983년 처음 틀이 만들어졌고 2007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뒤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각 기관별로 부여되는 등급(총 6등급)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고 기관장의 해임을 건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들은 매년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경영 실적 보고서 작성에 사활을 건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가 도입되면서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 개선과 방만 경영의 여지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의 과도한 부담과 평가의 폐쇄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지속적으로 수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돌아온 공공기관 평가 시즌…올해 전망은?



공공기관 경영 평가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30개 공기업과 89개 준정부 기관 등 총 119곳이 올해 평가 대상이고 주관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기재부에 따르면 평가 대상 기관들은 3월 13일까지 2016년도 경영 실적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 평가 편람을 보면 공공기관은 법률 제47조에 따라 매년 3월 20일을 보고서 제출 기한으로 둔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은 1주일 정도 앞당겨 경영 실적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성과연봉제·최순실’이 뒤흔든 공공기관 경영평가


(사진) 공공기관 경영평가 주관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한국경제신문

보고서를 검토해 등급을 매기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의 실사 일정이 통상적으로 매년 3월 2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3월 13일까지는 보고서를 제출해야 평가위원이 사전에 보고서를 숙지할 수 있다고 기획재정부는 전했다. 보고서에는 지난 한 해 동안 해당 기관이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과제에 대한 이행 성과와 경영 실적, 재무관리 등이 담긴다.



◆보고서 제출, 주로 마지막 날 쏠려



보고서 제출은 주로 마지막 날에 몰리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역시 사실상 마감 날로 여겨지는 3월 13일 전체 보고서의 약 70%가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출이 늦더라도 법으로 정한 불이익은 없지만 공공기관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일인 만큼 기한을 넘겨 보고서를 건네는 곳은 없다.
‘성과연봉제·최순실’이 뒤흔든 공공기관 경영평가



또한 경영 평가 등급을 높게 받기 위해 4개월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것도 제출 기한을 넘기는 곳이 없는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이런 점 때문에 각 공공기관들이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평가 등급은 S-A-B-C-D-E 등 총 6단계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는 3~4월 서면 평가 및 현장 실사, 5월 평가단 평정회의 등을 거쳐 6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로 확정된다.



공공기관의 공적 책임 외에도 부채 감축, 방만 경영 해소 등 공공기관 정상화 과제 이행 여부, 성과연봉제 도입, 인력 운영 효율화 등 생산성 제고 성과 등을 평가하게 된다.



어떤 등급을 받느냐에 따라 기관별로 많게는 수천만원씩 성과급 격차가 벌어진다. 하위 등급을 받은 곳은 성과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E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곳의 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일각에서 공공기관 경영 평가가 돈으로 줄 세우기를 강요한다는 비판이 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성과연봉제 ‘노사 합의’ 관건



올해 경영 평가 항목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단연 성과연봉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월 모든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공기관 경영 평가부터 보수 및 복리후생 지표 세부 평가 항목에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포함됐다. 다만 노사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곳이 절반 이상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일부 기관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준다면 경영 평가 항목에서 성과연봉제에 대한 가점이 조정될 수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 역시 올해 경영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순실 사태와 연관이 된 기관은 하위 등급을 받을 것이 사실상 유력해 보인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국민연금공단·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구설에 오른 상황으로, 해당 기관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enyou@hankyung.com



[공공기관 경영평가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성과연봉제·최순실’이 뒤흔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올해 전망은?

- ‘전문성·객관성’ 강화…평가조직은 축소

- 공기업 운명 결정짓지만 효율성은 ‘물음표’

- 남동·동서발전 흥행, ‘공모가’에 달렸다

- 한전, ‘에너지 4차 산업혁명’ 주도…대규모 투자

- 남동발전, ‘지능형 발전소’ 구축해 성장동력 키운다

- 서부발전, 에너지에 ICT 접목…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 중부발전, 첨단 혁신 기술로 글로벌 발전 기업 도약

- 동서발전, ‘제조업의 서비스화’ 구현해 미래 대비한다

- 한수원, ‘체질 개선 성공’…미래 위한 기술 개발 박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