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새 광고 플랫폼으로 관심 집중…포털, 경쟁력 강화 위해 속속 ‘분사’ 중
‘1조’ 눈앞…디지털 콘텐츠 핵심 된 ‘웹툰’

[그래프=송영기자, 자료: 와이즈앱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영은 인턴기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이용하는 사람은 791만 명에 달한다. 아이폰 이용자까지 합하면 웹툰 이용자는 1000만 명이 훌쩍 넘을 것이다.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웹툰 시장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5800억원이다. 이 규모는 2020년까지 1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일상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다른 영역과 협업하거나 재창작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 ‘네이버웹툰주식회사’ 5월 출범
‘1조’ 눈앞…디지털 콘텐츠 핵심 된 ‘웹툰’
현재 국내 웹툰 시장 1위는 네이버가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콘텐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웹툰을 담당하는 사내 독립 기업 웹툰&웹소설CIC를 오는 5월 분사한다. 분사하는 별도 법인의 이름은 ‘네이버웹툰주식회사’다.

2015년 네이버가 웹툰&웹소설 사업부를 사내 독립 기업(CIC)으로 변경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분사 이후 신속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 저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를 분리해 빠른 의사결정과 차별적인 서비스 시도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 기회까지도 노리겠다는 것이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웹툰을 분사한 이유에 대해 “웹툰이 더 이상 포털의 트래픽 확보용이 아니라 분사할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웹툰은 2003년 세계 최초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웹툰은 ‘다음웹툰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카카오의 자회사 ‘포도트리’ 내 사내기업 형태로 2016년 독립했다. 포도트리는 다음웹툰과 함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서도 웹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1조’ 눈앞…디지털 콘텐츠 핵심 된 ‘웹툰’
(사진) 웹툰 원작 드라마 / 네이버 제공

웹툰에 대한 접근성과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수익 모델도 다양해지고 있다. 웹툰은 유료 서비스로 얻는 수익뿐만 아니라 드라마·영화·게임 등의 2차 창작물에 대한 판권 수익과 해외 수출을 통해 얻는 수익을 점차 늘려 가고 있다.

현재 네이버 웹툰 가운데 영화·드라마 등 2차 창작물로 제작된 작품은 ‘치즈인더트랩’, ‘마음의 소리’ 등 총 18개에 달한다. 이 밖에 네이버 웹툰 중 6개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 중이거나 판권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전해졌다. 특히 올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신과 함께’는 하정우·이정재 씨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음웹툰은 현재 6개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다. 이 중 천계영 작가의 ‘좋아하면 울리는’은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첫 한국 드라마로 주목 받았다.

다음웹툰은 앞서 다수의 작품을 영상화해 성공시켰다. 지금까지 다음 웹툰에서 연재된 웹툰은 약 650개에 달하는데, 이 중 140개 작품이 영상물로 제작됐다.

◆ 수익 모델도 점차 다양해져
‘1조’ 눈앞…디지털 콘텐츠 핵심 된 ‘웹툰’
(그림) 네이버 웹툰 작가 이동건씨가 연재 중인 KT '기가 지니' 브랜드 웹툰 '지니의 세포들'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제작도 활발하다. 지난해 출시된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7위를 기록한 흥행 이후 ‘마음의 소리’, ‘노블레스’, ‘외모지상주의’ 등이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됐거나 제작 중이다.

웹툰의 파급력이 확대되면서 광고 플랫폼으로 웹툰을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웹툰은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고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웹툰은 식품·화장품업계는 물론 정보기술(IT)업계까지 다양한 업계를 넘나들며 광고와의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KT는 작년부터 기안84 등 유명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브랜드 웹툰을 진행하고 있다. 3월에는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작가 이동건 씨와 함께 제작한 브랜드 웹툰 ‘지니의 세포들’을 네이버웹툰을 통해 공개했다.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광고지만 본편만큼 재미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한국 웹툰은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 세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웹툰’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780여 편의 웹툰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이용자는 월평균 1800만 명으로 국내 사용자를 넘어선 상태다.

카카오 역시 다음 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연재작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다음웹툰은 2014년 미국 타파스미디어와의 제휴로 첫 북미 진출의 길을 연 이후 중국과 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까지 총120편의 작품을 서비스해 왔다. 특히 중국에서 연재 중인 웹툰 중 5개 작품이 중국 드라마 제작사와 영상화 판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렇다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환영받고있는 웹툰이 성장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웹툰은 가상현실(VR) 활용 웹툰 콘텐츠 등 앞으로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와 형식을 가지는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플랫폼에 맞게 문제 영역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강화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포털이 전부는 아니야’…웹툰 전문 플랫폼 뜬다

포털이 웹툰을 트래픽 확보용으로 시작한 것과 다르게 웹툰과 웹소설만을 서비스하는 웹툰 전문 플랫폼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레진코믹스’와 ‘미스터블루’다. 웹툰 전문 플랫폼은 웹툰이 무료라는 인식을 깨고 유료 웹툰을 시장에 정착시켰다.

작가들에겐 연재와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됐고 포털만큼 대중적이진 않지만 많은 마니아 독자들을 그러모았다. 레진코믹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391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하며 웹툰 전문 플랫폼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미스터블루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고 지난해 매출액은 240억원으로 직전해보다 40.6%나 급증했다. 특히 미스터블루 매출의 83.6%가 만화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이나 포털 등에 서비스해 얻는 수익인 ‘온라인 만화 제작 유통 부문’에서 발생하며 웹툰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처럼 대형 포털이 주도하던 웹툰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웹툰 전문 플랫폼이 최근 분사한 포털의 웹툰 서비스와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받고 있다.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