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정책 뒷받침, 생산성 저하 막는 방법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은 산업 고도화와 의학의 발달로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고령화가 문제 되는 이유는 속도 때문이다.
유엔의 인구통계와 전망에 따르면 2010년이 지나면서 세계 고령화율과 노년 부양비의 상승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령화로 세계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고령화와 생산성 간 관계는 복잡하다. 인간의 생산성은 40~50대에 정점을 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점을 지나도 60대까지는 생산성이 일정 수준 유지된다. 주요국 노동층의 중위 연령은 아직 40대 전후에 불과하다. 고령화가 생산성 둔화로 연결된다고 확정 짓기는 힘들다.
문제는 인구구조다. 미국을 포함해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있는 국가들은 다를 수 있다. 단기적으로 생산성 둔화 사이클에 진입했을 수 있다.
생산성 높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시기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그들 자녀인 밀레니얼 세대가 그 빈자리를 이어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30대 전후다.
높은 생산성의 50~60대가 빠져나간 자리를 낮은 생산성의 30대 전후가 차지한다면 생산성은 예상보다 개선세가 더딜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핵심 노동인구(25~54세)의 평균연령(추정)과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10년 이동 평균) 간에는 뚜렷한 상관성이 보인다. 노동인구가 젊어지면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의미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전 의장은 블로그에서 “우리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이 뒤로 계속 미뤄진 데는 예상보다 생산성 증가율이 부진했던 이유도 있다”고 주장했다.
생산성 저하는 구조적 침체(secular stagnation)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국가적 차원의 정책 지원이 유일한 답이다. 중·장기적으로 경기 회복력이 약화했을 때는 통화·재정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각국의 최근 재정 확대 정책은 긍정적이다. 다만 재정정책이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면 생산성 둔화가 심해질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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