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이슈] CJ제일제당, ‘냉면 1위’ 굳히기…비빔면 ‘넘사벽’ 팔도, 수성 이어간다
이른 더위에 불붙은 ‘여름면’ 전쟁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식품업계가 냉면·비빔면 등의 신제품 및 리뉴얼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여름면’ 시장 경쟁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동치미 물냉면’ 등 여름면 제품을 리뉴얼하고 제품 디자인을 통일했다. 2015년 풀무원으로부터 냉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은 CJ제일제당은 올해에도 왕좌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비빔면 시장에서는 팔도가 여전히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다. 팔도는 최근 신제품 ‘초계비빔면’을 내놓으며 경쟁사인 농심·오뚜기 등을 견제 중이다.

◆CJ제일제당 vs 풀무원, 달아오른 ‘면발’ 경쟁

CJ제일제당은 여름을 앞두고 기존 냉면 제품을 리뉴얼했다. 이번 리뉴얼은 제품의 맛과 품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특성이 다른 만큼 쫄깃함을 살리면서도 각 특성에 맞춘 면을 개발, 적용했다. 물냉면용은 면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잘 퍼지지 않도록 했다. 비빔냉면용 면은 감자 전분을 추가하고 수분 함량을 조절해 부드러우면서도 매운 양념이 잘 배도록 했다.

CJ제일제당은 각 제품의 디자인도 변경했다. ‘동치미 물냉면’, ‘함흥 비빔냉면’, ‘제일제면소’ 등 여름면 제품 라인업의 디자인을 통일했다. ‘제일제면소 부산밀면’과 ‘제일제면소 속초 코다리냉면’, ‘제일제면소 봉평 메밀막국수’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제품은 패키지에 지역 이름을 크게 표기해 지역별 특색 메뉴라는 점을 강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냉면 소비 시점도 빨라졌다”며 “소비자 니즈에 맞춰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알려 시장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에 불붙은 ‘여름면’ 전쟁
풀무원도 신제품 3종을 선보이며 여름면 경쟁에 나섰다. 풀무원식품은 최근 ‘생가득 순메밀 냉면’ 2종과 ‘생가득 김치말이 쫄깃생면’을 출시했다.

생가득 순메밀 냉면은 물냉면·비빔냉면으로 각각 출시됐다. 물냉면은 순메밀 냉면 사리에 어울리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고기 육수 함량을 높여 감칠맛을 더했다. 비빔냉면은 매콤하고 칼칼한 비빔장을 곁들였다.

이들 제품의 면은 밀가루·소금 등을 넣지 않고 순메밀을 100% 갈아 만들었다. 볶지 않고 껍데기만 벗겨낸 생메밀을 사용해 메밀 특유의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생가득 김치말이 쫄깃생면은 숙성 발효한 김치와 동치미로 맛을 낸 육수에 쫄깃한 생면이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국산 열무로 만든 절임 열무 고명을 곁들여 아삭한 식감과 감칠맛을 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풀무원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된 제면 공법으로 신제품의 면발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신제품의 인기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에 불붙은 ‘여름면’ 전쟁
그래픽=윤석표 팀장

◆팔도, ‘초계비빔면’으로 여름 입맛 잡는다

여름철 단골 메뉴인 비빔면 시장에서의 업체 간 경쟁도 뜨겁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봉지면) 시장은 2014년 630억원에서 지난해 730억원 규모로 지속 성장 중이다. ‘팔도비빔면’은 지난해 전년 대비 28% 증가한 526억원(시장점유율 약 70%)의 매출 성적표를 기록했다.

팔도는 최근 여름 스페셜 한정판인 ‘초계비빔면’을 선보이며 1위 굳히기에 나섰다. 팔도 초계비빔면은 새콤한 식초와 톡 쏘는 겨자의 매콤새콤한 맛을 강조한 제품이다. 고춧가루·마늘·양파 등의 양념을 저온에서 숙성한 숙성 양념장으로 가정식의 맛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초계비빔면에는 겨자향미유가 별첨돼 풍미를 더한다. 닭고기 프레이크·김치·지단·당근 등을 건조해 만든 풍성한 건더기스프로 씹는 맛을 강화했다.

한편 팔도는 기존과 가격이 같고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1.2’ 한정판을 올해 다시 선보인다. 팔도는 지난해 3월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 10억 개 돌파를 기념해 면과 액상스프의 양을 기존 130g에서 156g으로 늘린 팔도비빔면 1.2 제품 1000만 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50일 만에 완판(완전 판매)됐다. 팔도는 고객들의 요청에 앙코르 판매를 결정해 1000만 개를 추가 생산한 바 있다. 팔도 측은 어려운 국내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이 제품을 올해에도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재문 팔도 대표는 “팔도비빔면은 타사가 따라잡을 수 없는 액상스프 노하우와 지속적 품질 개선을 통해 30년 넘게 사랑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맛과 품질로 소비자의 성원에 보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 더위에 불붙은 ‘여름면’ 전쟁
농심은 최근 비빔장에 들어간 참기름을 두 배 늘려 고소한 맛을 보강한 ‘찰비빔면’ 리뉴얼 제품을 내놓았다. 리뉴얼 제품에 추가된 참기름은 비빔장의 새콤한 맛을 더욱 부각시키고 고소한 맛이 매콤한 맛을 깔끔하게 잡아줘 맛의 조화를 이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비빔면에 참기름·참깨 등을 곁들여 고소한 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에서 착안해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새롭게 태어난 찰비빔면은 입 안 가득 풍성한 식감을 더해 고소한 향이 후각을 자극하는 등 중독성 있는 맛으로 승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신제품을 선보이며 비빔면 시장에서의 추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오뚜기는 함흥냉면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함흥비빔면’을 최근 출시했다. 오뚜기 함흥비빔면은 가늘고 탄력 있는 면발에 매콤·새콤·달콤한 액상소스와 알싸하고 고소한 겨자 맛 참기름이 어우러진 제품이다.

함흥냉면의 면발을 재현하기 위해 국내 라면 제품 중 가장 얇은 1mm의 세면을 적용, 찰지고 탄력 있는 함흥냉면의 식감을 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끓는 물에 2분 30초만 삶아 건져 소스에 비비면 간편하게 제품을 즐길 수 있다.

오뚜기 함흥비빔면은 기존 제품과 달리 고추장이 아닌 고춧가루로 다진 양념 맛을 재현한 게 특징이다. 냉면 특유의 겨자 맛과 고소한 참기름 맛이 조화돼 깔끔한 매운맛을 자랑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무절임 프레이크, 건조 무채, 편육 프레이크, 청경채 등 식감을 살린 큼직한 건더기로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전문점에서 맛보던 함흥냉면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