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마다 다른 ‘매매 수수료 정책’…최소 수수료 따져봐야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겐 막상 해외 주식 투자의 첫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의 발달로 미국·중국과 같은 전 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으며 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 비해 ‘모르는 게’ 많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도 적지 않다. 그중 초보 투자자가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매매 수수료’다.
◆ 100만원으로 해외 주식 투자 상담 “100만원으로 투자할 만한 해외 주식 없을까요?” 지난 5월 2일 무작정 여의도의 한 증권사 상담센터를 찾았다. 자리에 앉아 ‘첫마디’를 꺼내자마자 상담 직원의 표정에 곤혹스러움이 스친다.
“해외 주식 투자가 처음이라 무리하지 않고 적게 시작해 보고 싶어서요.” 괜스레 멋쩍어져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상담 직원이 머뭇거리던 끝에 입을 연다.
“사실 원하는 나라와 종목만 정해지면 거래는 집에서도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이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과 달리 매매 수수료가 커요. 각 나라마다 최소 수수료라는 게 정해져 있어 소액 투자는 이게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안방에 앉아서 미국이나 중국 주식을 사는 데 국내 주식보다 높은 수수료는 이미 예상한 바였다. 그런데 매매 수수료?최소 수수료? 상담 직원의 설명이 길어질수록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해외 주식을 거래할 때에는 챙겨 봐야 할 ‘비용’들이 몇 가지 있다. 가장 먼저 세금이다. 해외 주식에 직접투자해 얻은 차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라 양도소득세의 적용을 받는다. 해마다 250만원까지 기본 공제되고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양도소득세 20%와 주민세 2% 등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니까 해외 주식에 투자해 3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면 250만원을 제하고 남은 금액인 50만원의 22%인 11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아무리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100만원을 투자해 25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니 일단 패스다.
이 밖에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얻은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계산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는 것은 ‘매매 수수료’다.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 주식보다 매매 비용이 다소 높다.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매매 주문 시 각 나라마다 매매 수수료율(%)을 정해 놓고 있다. 상담을 받았던 A사의 경우 미국 주식을 온라인으로 매매할 때 거래금액의 0.25%를 수수료로 지불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런데 매매 수수료를 지불할 때 ‘최소 이만큼은 수수료를 내야 하다’고 정해 놓은 기준선이 있다. 최소 수수료다. 해외 주식은 해외 브로커 비용을 포함해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들이 있다.
투자자의 투자금액에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최소 비용’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 매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만큼의 비용이 필요하니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수 있다. A사의 미국 주식 온라인 매매 거래 최소 수수료는 10달러다.
다시 말해 미국에 100만원을 투자한다고 할 때 매매 수수료율 0.25%(2500원)를 적용하는 대신 최소 수수료인 10달러(약 1만1000원)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매매 수수료율만 1.1% 가까이 되는 것이다. 투자금액이 적어도 400만원이 넘어야 0.25%의 매매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결론이다.
이 매매 수수료 정책은 각 증권사마다 나라별 비율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 증권사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최소 수수료’를 이벤트로 일시 적용하지 않는 곳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온라인으로 거래가 가능한 미국·홍콩·중국·일본의 최소 수수료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증권사를 통해 어느 나라의 주식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해외 주식 투자에 앞서 이를 잘 따져보는 것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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