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4차 산업’ 성공 조건]
“공약 이행 위해서는 벤처기업 육성과 규제 완화 힘써야”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5월 10일 문재인 정부의 막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자주 언급했듯이 새 정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과제는 ‘4차 산업혁명’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우선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별도로 신설해 인공지능(AI)·5G(5세대이동통신)·자율주행차·전기차·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3D프린팅·로봇 등 핵심 기술 분야 육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계 전문가들과 민·관 협력 체계도 구축한다.

문 대통령은 △신시장 창출을 위한 기반 확충 △재도약을 위한 혁신적 규제 체계 개선 △혁신 촉진을 위한 견고한 ICT 생태계 조성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국민 공감형 ICT 정책 추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및 공공기관 조직 문화 개선이라는 방안을 내놓았다.
4차산업 이끌 핵심은 ‘5G·스마트카·IoT’
◆ “네거티브 규제로 바꾼다”

구체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이 되는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 세계 최고의 IoT 생태계 조성을 촉진할 예정이다. 산업 간 융합을 위한 진입, 인수·합병(M&A), 회계 규제도 완화한다.

미래형 전기차와 자율주행 스마트카, 신재생에너지 산업, 신소재·부품 기술 산업도 주요 육성 분야 중 하나다. 사이버 보안 강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인재 양성, 정부 ICT 연구·개발 전략 재정립, 범정부 차원의 정책 혁신도 함께 추진한다.

문 대통령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고 신생 기업에 대한 자금과 판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규제는 법이 금지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유망하게 꼽고 있는 미래 신성장 산업은 무엇일까.

한경비즈니스가 대한민국 대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7인에게 ‘한경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망이 가장 밝은 산업은 5G 이동통신과 IoT·스마트카다. 절반 정도가 5G 산업을 핵심으로 꼽았다.

스마트카 분야는 각각 1위(2명), 2위(4명), 3위(4명)로 집계됐다. IoT 분야도 4명이 1위와 2위에 올려 놓았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IoT망 구축과 자율주행차 기술 선도국으로 육성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5G 기술이 더욱 성장할 전망”이라고 답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무인 자동차와 IoT는 모두 방대한 데이터가 끊어지지 않는 빠른 이동을 전제로 하기에 5G 기간망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같은 이유로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차산업과 IoT는 5G 기술이 바탕이 돼야 실현 가능하다”며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수 센터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주장대로 향후 30년간 모든 사물이 웹으로 연결된 IoT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며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IoT 플랫폼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G 기술과 IoT 분야는 산업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가능한 핵심 성장 산업이라고 전망했다.

박 센터장은 “IoT와 커넥티드카 등 연결사회를 위해서는 기반 통신망의 선제적 발전이 필연적”이라며 “이는 통신사의 플랫폼 수익의 다변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며 관련 통신장비·부품업체 등 중소기업으로의 낙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oT는 단순히 디바이스 연결을 통해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차원적인 정보와 지식을 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반도체·통신·플랫폼·소프트웨어·센서 제어 기술 등 다양한 전문 기술의 융합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기술 내재화를 통한 내실 있는 산업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센터장은 스마트카 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류의 모든 기술 발전의 시작은 ‘편의성·안전성’으로 요약”며 “그렇기에 자율주행차는 유망하고 이를 위한 IoT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답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센터장, 김영준 교보증권 센터장은 모두 스마트카는 시대적 니즈에 부합하는 기술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또한 기존의 정보기술(IT)력과 자동차 전장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능형 반도체와 5G가 결합된 IoT는 글로벌 IT 기업의 하드웨어 기술과 통신기술이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 기업들이 IoT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스마트카는 정책적인 가시성이 가장 높고 기존의 기술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어서 곧 실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oT 분야를 우선으로 꼽은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전자기기의 원거리 제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빠르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과도 잘 맞는 분야”라고 분석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IT의 융·복합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고 그 때문에 IoT 분야의 전망이 밝다”는 의견을 냈다.

◆ 냉정한 분석과 구체적 방안 필요

4차산업 관련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 정부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2명이 ‘벤처기업 육성’과 ‘규제 완화’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ICT 정책 컨트롤타워를 통해 장기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책적·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 냉정한 분석과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행정자치부·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다루고 있다.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범부처 간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socool@hankyung.com

[‘문재인 시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 설문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문재인 시대 ‘J노믹스’…게임·IT 관련株 뜬다
- ‘J노믹스’ 기대감…코스피 2400 무난
- 대기업 개혁 ‘빠르게’…서민복지 더 ‘넓게’
- ‘신성장 동력’ IT·게임 관련주 유망
- 4차산업 이끌 핵심은 ‘5G·스마트카·I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