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힘이다’ 패러다임 바꾼 기업들② (사진) SK플래닛 사옥 내 카페 ‘아뜨리움’. /SK그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SK그룹은 ‘워킹 맘’이 일하기 좋은 회사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SK는 상시 노동자 500인 또는 상시 300인 여성 노동자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서 직장 어린이집(전국 11개사·16개소)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교대 노동자가 많은 노동환경을 감안해 ‘24시간 국·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워킹 맘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자동 전환 제도를 도입, 출산을 끝낸 여직원이 육아휴직을 원하면 휴직을 자동적으로 1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택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여성 친화적 노동환경 조성과 여성 인력의 소통 확대를 위해 그룹 차원의 여성협의체인 ‘SK W-네트워크’를 2011년부터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대기업 최초 남·녀 육아휴직 의무화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여성 리더십 포럼인 ‘2016년 롯데 WOW포럼’에 참석해 임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도 여성 인재 채용과 육성에 공을 들인다. 채용 시 신입 공채 인원의 약 40%를 여성으로 선발하는 등 여성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 여건을 만드는 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는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 육아휴직을 도입해 출산한 여성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 육아휴직 실시 전 60%대이던 여성 육아휴직 비율은 현재 95%를 넘어섰다.
롯데는 기존 1년이던 여성 인재들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올 1월부터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롯데는 전국 사업장에 총 15개의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롯데는 또 육아휴직 후 복직을 돕기 위한 웹 기반 학습 시스템 ‘톡톡맘’을 운영 중이다. 1년 넘게 업무와 떨어져 있던 육아휴직자들의 복귀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고 회사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복직 후에는 ‘맘스힐링’이라는 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복귀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롯데는 2012년부터 롯데 ‘WOW(Way of Women)포럼’도 실시하고 있다. WOW포럼은 롯데그룹의 여성 리더십 포럼으로, 그룹의 여성 인재 강화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고 여성 간부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한편 코리아세븐은 2014년 10월 편의점업계 최초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시간 선택제 일자리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점포 관리와 일반 사무 직군에 총 6명의 해피사원(시간 선택제 직원)이 근무 중이다. 노동시간은 총 6시간으로, 오전(09~15시)과 오후(15~21시)로 나뉜다. 노동시간은 지원자의 상황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지정하는 등 일과 가정 간 균형을 이루는 기업 문화 조성에 전 계열사가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출산·육아휴직 최장 3년 사용 가능 신세계그룹도 여성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출산을 앞둔 여성 인재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탄력근무제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2시간 단축 근무 제도를 실시, 개인 사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는 출산휴가도 법으로 보장된 기간보다 대폭 확대했다. 법으로 보장된 출산휴가(90일) 및 육아휴직(1년)과 별도로 임신 인지 시점부터 사용 가능한 출산휴직과 희망육아휴직(1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장 3년 이상의 출산 및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신세계는 또한 지난해 3월 ‘난임 여성 휴직제’를 신설, 난임 진단서를 받은 여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까지 휴직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신세계는 2011년 3월 성수동 이마트 본사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인천점·광주점 등에 유통업계 최초로 직장 보육 시설을 개설했다. 지난해 3월에는 청담동에 사옥을 둔 신세계인터내셔날에도 사내 어린이집을 도입했다. 현재 약 230여 명의 유·아동이 신세계그룹 내 보육 시설을 이용 중이다.
신세계는 여성 임직원의 고충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W-멘토링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여성 임직원 간 멘토를 연결하고 모임과 상담을 통해 직장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마트는 2014년부터 ‘E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업무 관련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 및 심리적 불안, 우울 등에 대해 외부 전문 상담사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는 제도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탄력적 노동제도, 양육 및 교육 지원제도, 부양가족 지원제도 등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가족 친화 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여성 재취업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 (사진) 남경환 효성ITX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5월 서울 영등포구 본사 직장 어린이집 개원을 축하하고 있다. /효성그룹 제공
효성그룹도 워킹 맘들이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걱정을 덜고 일과 가정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임신한 직원은 태아의 정기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 방문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출산 시 필요한 의료비 지원도 받는다. 출산 전후로는 최대 90일까지 휴가 사용이 가능하고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육아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
효성은 지난해 마포 본사와 창원공장에, 올해에는 울산공장과 효성ITX 본사에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고객 관계 관리 중심인 기업의 특성상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높은 효성ITX는 개인의 노동 가능 시간 및 여건에 따라 3·4·6시간 단위로 노동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와 주중 근무 요일을 지정해 일하는 ‘선택적 근로제’ 등의 유연노동제를 운영한다.
효성ITX는 재입사 제도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과거 퇴사한 여성이 재입사할 때 경력과 근속연수를 그대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한편 효성그룹은 2013년부터 경력단절·중장년층 여성이 사회에 다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취업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 기금을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등에 후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124명의 여성이 교육을 받았고 그중 11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여성들이 육아나 가사 등으로 경제활동 참여가 제한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경력 단절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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