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FOCUS 신차]
국내 ‘스팅어·코나·스토닉·G70’출격…中에선 ‘실용성’ 갖춘 신차 출시
현대·기아차, 위기 극복 카드는 ‘신차’
(사진) 기아차의 첫 스포츠 세단 ‘스팅어’./ 기아자동차 제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실적 만회의 승부수로 ‘신차 카드’를 꺼내들었다.

1분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여파, 대규모 리콜 사태 등으로 야기된 부진을 털고 주요 시장에 신차를 대거 투입하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 합산 실적이 매출액 36조2099억원, 영업이익 1조6336억원, 당기순이익 2조1711억원을 기록했다. 총 글로벌 판매량은 174만7932대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매출액은 판매량 감소에도 고수익 차종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1분기 대비 3.5%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같은 기간 각각 17.3%, 20% 감소세를 기록해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한 영향이 컸다. 미국에서 원화 강세,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중국에선 사드 배치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다. 세타2 엔진 리콜에 따른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

현대·기아차는 2분기 이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전략형 신차를 대거 투입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 하반기까지 ‘신차 퍼레이드’

현대·기아차의 신차 전략은 5월 말 출시한 기아자동차의 첫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시작으로 6월에는 현대자동차의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7월에는 기아차의 ‘스토닉(가칭)’, 9월에는 제네시스 G70로 이어진다.

이제 시작이긴 하지만 신차 전략의 분위기는 좋다. 스팅어가 출시 전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사전 계약 2000건을 달성한 것.

스팅어는 기아차가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GT의 디자인을 선보인 뒤 6년 만에 이를 기반으로 내놓는 고성능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4.9초로 기아차 모델 가운데 가장 빠르다.

코나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석권 중인 쌍용차 티볼리의 경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나는 1.4 가솔린 터보, 1.4 디젤, 1.6 디젤 등의 엔진을 탑재한 모델 라인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의 소형 SUV 스토닉은 코나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 올해 스팅어와 함께 기아차의 실적 회복을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기아차는 지난해 출시한 소형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가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모아 스토닉의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네시스 G70는 스팅어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 지난해 3월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스포츠 세단 콘셉트카인 ‘뉴욕 콘셉트’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된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들 신차 성공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그랜저IG 판매가 4월까지 누적 판매량 4만4706대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1월 출시한 신형 모닝이 매월 5000대 이상 판매되며 확실한 신차 효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출시되는 차종들이 825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고급차와 소형 SUV 시장에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지만 모델 라인업 강화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위기 극복 카드는 ‘신차’
(사진) 현대차 최초의 소형 SUV ‘코나’./ 현대자동차 제공


◆ ‘전략형 신차’로 글로벌 시장 공략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전략형 신차를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반한 감정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는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인 대응을 해나감과 동시에 실용 위주의 신차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형 SUV ‘신형 ix35’와 중국형 쏘나타(LFc)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올 뉴 쏘나타’를, 기아차는 중국 맞춤형 소형차 K2의 SUV 모델인 ‘K2크로스’와 현지 전략형 소형 세단 ‘페가스’를 출시한다. 이들 4차종 모두 젊은 층을 겨냥해 실용성에 초점을 뒀다.

미국에서는 상반기 중 ‘쏘나타 뉴라이즈’를 출시해 승용차급 판매 부진을 만회하고 인센티브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대형차 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한 제네시스 G90 등을 앞세워 지속적인 브랜드 인지도 확대 및 제품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자동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BRIMs(브라질·러시아·인도·멕시코)’ 4개국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인도 시장을 우선 공략함으로써 세계 자동차 양대 시장인 미국·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현지 온라인 판매망을 확충해 엑센트·크레타 등 볼륨 모델의 수요를 확대하고 2020년까지 친환경차와 소형 SUV 등 8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인도의 중산층 확대로 현지 수요가 이륜차에서 중형차·SUV로 이동하는 추세와 인도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 강화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크레타 판매 호조를 이어 가고 신형 솔라리스의 시장 안착을 추진하는 한편 브라질에서는 소형 SUV 차급 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러시아에서 모닝과 신형 리오 등 신차 투입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멕시코·칠레 등 중남미에서 ‘프라이드’를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