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 총괄 분석]
2위 자리 굳히기 들어간 한전…현대중공업 지난해 474위서 20위로 수직 상승

[편집자주] 한경비즈니스와 NICE평가정보는 2001년부터 매년 공동으로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를 선정해 왔다. 해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가운데 결과는 항상 예상을 뒤집는다. 순위가 떨어졌던 기업들이 다시 치고 올라오는가 하면 마냥 잘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기업들도 순식간에 순위가 떨어지기도 한다. 올해도 20개 기업이 100위권 내에 새롭게 진입했고 20개 기업이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100대 기업·CEO’에 선정된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자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톱 플레이어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올해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에 선정된 기업들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자리다툼을 펼쳤다.

하지만 10위권 내의 순위 변동은 매년 요동쳤던 이전에 비해 다소 덜한 모습이었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9개 기업의 순위가 일제히 뒤바뀌었지만 올해는 5개 기업만이 순위가 오르내렸다.

이변은 없었다. 종합 순위 1위는 자타 공인 대한민국 일등 기업인 삼성전자가 어김없이 자리를 꿰찼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53조5042억원, 매출액 133조9472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11조5797억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세 개 항목에서 모두 1위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0.93%, 당기순이익은 5.38% 각각 줄었지만 시가총액은 약 43조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 ‘절대 강자’…16년째 부동의 1위
◆포스코, 재도약에 성공

사실 삼성전자의 선두 수성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2001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16년 연속 자리를 빼앗겼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현대자동차의 2위 싸움이었다. 현대차는 2015년도 조사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 이어 부동의 2위 자리를 계속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왕’이었다면 현대차는 ‘왕자’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 같은 공식이 깨지고 말았다. 국내외 판매 부진으로 한전에 2위 자리를 내주고 만 것이다.

결과를 보면 올해도 현대차는 자존심 회복에 실패했다. 한전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현대차가 이번에 받아든 성적표는 시가총액 3위(32조1604억원), 매출액 3위(41조7136억원), 당기순이익 3위(4조1019억원)였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13%, 24.54% 줄었고 시가총액도 7조4000억원 정도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둔화됐다. 특히 해외 판매 비율이 23.5%로 가장 높은 중국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제재에 따른 여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룹별로 봤을 때 10위권 내에서 현대차그룹에 속한 기업의 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위안이 될 만한 부분이다. 그룹에 속한 대표 3사(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모두 10위권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한전도 전년 대비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2년 연속 2위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전은 시가총액 4위(28조2785억원), 매출액 2위(60조2896억원), 당기순이익 2위(4조2620억원)를 차지했다.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4조원 가까이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58.07% 감소했지만 매출이 2.99% 올라 순위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재도약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바로 포스코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조사 결과들을 보면 포스코는 대부분이 3위권을 유지했다. 2015년 조사에서 한전에 밀리며 4위로 떨어지더니 2016년 조사에선 무려 5계단 하락하며 9위로 밀려났다. 그동안 세계 철강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벌여 놓은 사업들의 부실이 낳은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는 순위가 5계단 올라 4위를 기록하며 10위권 기업들 중 상승세가 제일 가팔랐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35.41%로 이 역시 10위권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본업인 철강 산업에 주력하자는 전략 아래 비핵심 계열사 및 자산을 잇달아 처분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의 효과가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 ‘절대 강자’…16년째 부동의 1위
◆LG디스플레이, 10위권 신규 진입

5위와 6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대모비스와 SK하이닉스의 몫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사드 여파에 따른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을 선방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까지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7위는 기아자동차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3계단이나 떨어졌다. 삼성생명과 LG화학도 1계단씩 순위가 밀려 각각 8위와 9위에 이름을 새겼다.

LG디스플레이는 10위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위권 밖 기업 중 올해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어온 기업이 됐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56%, 0.12% 감소했지만 8조원대였던 시가총액이 11조원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 순위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위 10대 기업들 중 2016년 조사와 비교해 CEO가 바뀐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조환익 한전 사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등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체 100대 기업을 놓고 순위를 봤을 때는 현대중공업의 오름세가 가장 돋보였다. 지난해 474위에서 20위로 수직 상승했다. ‘조선 빅3(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중 유일하게 순위권에 들었다. 반면 지난해 49위였던 대우건설은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내려갔다. 485계단 하락해 534위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대한민국을 왜 ‘제조업 강국’이라고 부르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100대 기업 중 제조업에 속한 기업은 총 47개로 작년보다 2개 기업이 늘었다.

‘톱10’ 중에서도 2위인 한전과 8위 삼성생명을 제외한 8개 기업이 모두 제조업에 속했다. 제조업 다음으로는 금융·보험 업종이 18곳으로 많았고 도매 및 소매 업종이 14곳으로 뒤를 이었다.

◆선정 방법

한경비즈니스와 NICE평가정보가 공동으로 선정하는 ‘한국의 100대 기업·CEO’는 시가총액·매출액(개별 재무제표 기준)·당기순이익(개별 재무제표 기준) 등 3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한다. 조사 기간은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2283개 기업(2017년 4월 14일 기준)을 대상으로 3가지 요소별로 1위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긴 뒤 이를 합산해 총합이 작은 순으로 종합 순위를 가렸다.

2283개 기업 중 △특수 기업(펀드·리츠·선박 투자회사 등) 231개 △관리 대상 기업(유가증권시장 10개, 코스닥시장 40개) 50개 △2016년 이후 신규 상장 기업 138개 △2016년 이후 신설된 법인 7개 △해외 소재 국내시장 상장 업체 1개 등 427개 기업은 제외했다. 2차 선정 과정은 이렇게 걸러낸 1856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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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총괄 순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