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인터뷰2]
방콕시 행정부 도시개발 주역 4인방
강한 정부, ‘80가지’ 개발 규제로 기존상권 보존
(사진) 프라파판 찬뉴얼(왼쪽 둘째) 방콕시 행정부 부국장과 도시계획국 실무담당자들./방콕(태국)=차완용 기자


[방콕(태국)=한경비즈니스 차완용 기자] 태국 방콕의 구도심 라따나코신 지역의 도시 재생 사업은 방콕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문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특색 있는 상권을 형성한 훌륭한 도시 재생의 사례로 꼽힌다.

전통문화를 살리면서도 현대와 조화를 이뤘고 이를 기반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235년이라는 역사를 품은 방콕의 성공적인 도시 재생 사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시재생과 관려된 정책을 수립하는 곳은 방콕시 행정부 도시계획국이다. 이곳의 프라파판 찬뉴얼 방콕시 행정부 부국장을 포함한 도시계획국 실무담당자 3명을 만나 이들이 펼치는 방콕시의 도시 재생 정책에 대해 들어 봤다.

우선 프라파판 찬뉴얼 부국장은 지역 특성을 살린 접근법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의 정체성과 환경을 고려해 주민 주도적인 지역 재생을 실천하되 도시와 지역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 프로그램이 곁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례로 방콕 도시계획국은 라따나코신 개발의 최우선 과제로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라따나코신 지역만의 자랑거리인 왕궁과 역사의 가치를 고려해 주변 지역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나롱 피라피뇨 도시계획국 도시계획 법률 수석은 “도시계획에서 보존과 개발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정부의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며 “방콕은 80가지의 규제 사항을 정하고 지역별로 25단계의 등급 분류를 통해 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수라삭 웅풋 도시계획국 구획정리부장은 “방콕의 개발 지역을 총 7개의 구획으로 나눠 각각의 지역별 특색에 맞는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보존 지역은 보존에 중점을 두고 신도시 지역은 개발 촉진책을 진행하는 등 태국의 역사와 미래를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야너드 시리 도시계획국 도시계획 수석은 “방콕을 세계 여행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도록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의 특색을 통해 상인 스스로가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있고 그에 따라 경제적 효과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콕시 도시계획국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노후화된 상하수도 시설은 골칫거리다. 라따나코신 지역은 보존에 중점을 두다 보니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프라파판 찬뉴얼 부국장은 “라따나코신의 상하수도 노후화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워낙 큰 공사여서 계획을 세워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카오산로드나 방람푸 지역에 난립하고 있는 노점상 문제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카오산로드는 지역 상인과 여행객들이 만들어 온 문화가 형성된 곳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불법 노점상들이 활개를 치면서 여행객들의 공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이른 시일 내에 노점상을 품목별로 나눠 일정 지역에 모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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