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쇠퇴하던 한국 전통주 매출이 양주는 물론 수입맥주까지 넘어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 한국 전통주 매장인 ‘우리 술방’ 오픈 3년 만에 전통주 매출이 와인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고 28일 발표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주류 매출 순위는 2014년 와인, 수입맥주, 양주, 국산 소주·맥주, 전통주 순이었다. 올해에는 와인, 전통주, 수입맥주, 양주 순으로 바뀌었다.
신세계는 한국 전통주의 판로 확대를 위해 2015년부터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 주요 점포에서 우리 술방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에 따르면 우리 술방 오픈 당시 20여 종에 불과하던 전통주 브랜드는 현재 85종으로 늘었다.
2013년부터 ‘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통주의 라벨, 용기, 포장박스 등을 새롭게 디자인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 또한 전통주 부흥에 한몫 했다는 것이 신세계의 분석이다.
신세계가 리뉴얼한 전통주들은 백화점과 마트는 물론 공항면세점과 해외까지 진출하며 국내 양조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메리어트 등 호텔 및 리조트를 비롯해 놀부 등 외식 업체, 디브릿지 등 젊은이가 많이 찾는 라운지바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는 중이다.
특히 명인안동소주, 황금보리소주 등의 브랜드는 지난해 미국에 10만 달러 이상의 물량을 수출하기도 했다.
모처럼 불고 있는 전통주 훈풍에 제조장을 확대하는 업체도 있다. 황금보리소주 제조장은 김제에서 홍성으로 생산시설을 확대 이전하며 기존 하루 생산량 4500병을 8000병으로 늘렸다.
한편 신세계는 전통주 매출 성수기인 추석에 맞춰 새로운 전통주인 ‘남한산성 소주’를 선보인다.
남한산성 소주는 오랜 기간 자취를 감췄던 전통주로, 1994년 경기무형문화재가 된 강석필 씨에 의해 겨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신세계는 강 씨와 공동으로 제품 패키지 등을 보완해 선보일 예정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우리 전통주는 다른 어떤 나라의 술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술이지만 그간 판로 부족 등으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한국 전통주가 세계의 명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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