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듀얼카메라·지문인식 어떻게 다를까 (사진) 삼성전자가 현지시간 8월 23일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
(Park Avenue Armory)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을 열고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최신작 '갤럭시 노트8'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한경비즈니스=최형욱 IT 칼럼니스트] 삼성전자의 올해 둘째 야심작 ‘갤럭시 노트8’이 8월 23일 발표됐다. 예상한 대로 6.4인치의 대화면, 상반기에 출시된 전작 갤럭시 S8이나 갤럭시 S8플러스에 탑재된 18.5 대 9 화면비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그대로 적용됐다.
사실 갤럭시 S8플러스와는 단지 0.1인치의 화면 크기 차이와 조금 더 각진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빼면 외관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후면의 듀얼 카메라가 갤럭시 시리즈 중 처음으로 적용됐지만 애플의 아이폰이나 LG전자의 G 시리즈, 중국의 화웨이나 오포·비보 등의 업체와 비교하면 적용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조만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7’에서 발표될 예정인 LG전자의 ‘V30’나 9월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아이폰8’ 역시 6인치 전후의 대화면과 스마트폰 전면을 꽉 채운 디스플레이, 후면의 듀얼 카메라와 후면의 커버글라스 디자인 등 유사한 디자인 콘셉트와 무선 충전과 방수·방진 같은 유사 기능들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비슷한 사양과 성능 사이에서 각각의 업체들은 어떤 차별화를 꾀하고 있을까.
◆대화면, OLED 디스플레이로 올인
상반기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이나 LG전자의 G6는 18 대 9라는 기존과 다른 화면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 하나의 동일한 특징은 스마트폰 좌우상하의 베젤이 훨씬 더 얇아져 화면이 꽉 차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곳에 쓰인 제품은 각기 다르다. 갤럭시 S8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우리가 흔히 아몰레드(AMOLED)라고 부르는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이 중에서도 좌우가 꺾인 에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인 플라스틱 OLED(P-OLED)를 적용했다. 반면 LG전자의 G6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 터치 센서를 패널 안으로 삽입한 방식의 인터치(in-TOUCH) LCD를 탑재했다. 더 얇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두 회사 모두 OLED 디스플레이 탑재로 모아지고 있다. 애플 역시 10주년 기념 아이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한 OLED를 탑재함에 따라 하반기 스마트폰 플래그십 제품의 모든 디스플레이는 OLED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최근 스마트폰 업체가 너도나도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이다. 베젤을 제거해 보다 콤팩트한 디자인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 갤럭시 S8처럼 휘어져 있는 곡선 디자인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보다 꽉 찬 화면에서 영화나 동영상을 볼 때 더 몰입할 수 있다.
◆DSLR 뺨치는 듀얼 카메라 경쟁
듀얼 카메라 역시 유사한 흐름이다. 갤럭시 노트8은 갤럭시 시리즈 중 최초로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미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나 LG전자의 G6, 중국의 많은 제품들이 후면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점은 동일하지만 조합과 기능은 업체별로 각양각색이다. 이번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은 12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로 하나는 화각이 77도인 광각을, 다른 하나는 망원렌즈카메라가 탑재돼 광학 2배 줌을 제공한다.
이러한 조합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플러스와 동일한 구성이다. 광각과 망원 카메라를 조합해 DSLR 카메라에서나 구현할 수 있었던 보케(Bokeh : 인물 촬영 시 인물만 선명하게 나오고 뒷배경은 흐리게 나오는 효과)를 아이폰7플러스와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다.
단 갤럭시 노트8은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OIS : Optical Image Stabilization)이 두 개의 카메라 모듈에 모두 적용돼 보다 안정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LG전자는 125도의 넓은 화각을 갖는 광각과 일반각 카메라를 탑재해 같은 사진이라도 좀 더 넓은 배경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듀얼 카메라는 기존의 싱글 카메라에서 구현하지 못한 기능, 좀 더 넓은 배경을 담은 사진 등으로 사진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각각의 업체가 강조하는 부분들에 따라 사진을 촬영할 때 쓰이는 기능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듀얼 카메라 외에도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에는 렌즈 밝기 값이라고 불리는 ‘f’값이 주요 경쟁 대상으로 꼽힌다. f값은 카메라가 사진을 찍을 때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 값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사진을 찍을 때 좀 더 많은 빛이 들어오는데, 이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f값 경쟁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S8에서 이미 f1.7을 적용했던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8에도 역시 f1.7의 듀얼 카메라를 적용했다. LG전자는 상반기 G6에서 적용한 f1.8에서 조금 더 개선된 f1.6을 V30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기존의 플라스틱 렌즈 대신 빛 투과율과 왜곡이 적은 유리 렌즈를 적용함으로써 사진의 품질을 보다 개선할 계획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카메라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소형 디지털 카메라나 DSLR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 수는 이미 최대 2000만 화소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됐고 광학 줌 역시 최근 2~3배 줌이 가능한 스마트폰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하드웨어 성능의 개선에도 한계는 있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 DSLR보다 작은 스마트폰의 이미지 센서나 카메라 크기는 물리적으로 일반적인 카메라보다 사진이 잘 나올 수 없는 구조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폰7플러스에서 구현한 보케 기능이다. 이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거리가 먼 얘기처럼 보였지만 최근 듀얼 카메라의 적용과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의 발달, 이미지를 처리하는 프로세서가 발전하면서 스마트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경쟁의 향후 성공 요소
올해 하반기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상당히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두 업체 모두 이미 포화 상태인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교체 수요 외에는 더 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두 업체 모두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신흥 국가의 국민소득이 애플의 최신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제품을 살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신흥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교두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바로 단일 최대 시장이지만 두 업체 모두 자국 업체에 상당수의 점유율을 빼앗긴 중국 시장이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시장에서의 양 사 성적은 이듬해 두 회사의 시장 전략이나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디자인이나 하드웨어 사양, 기능이 점점 비슷해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경쟁에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가 앞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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