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장성철 조직위원장 “칸영화제 수준의 세계적 행사로 키울 것”
한중국제영화제 16일 개막…문화로 사드 갈등 극복한다
(사진) 장성철 한중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 간 ‘영화인의 축제’가 열린다.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9월 16일 막을 올리는 ‘제1회 한중국제영화제’는 문화의 힘으로 양국 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을 해결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장성철 한중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3년여에 걸쳐 행사를 준비했다.

장 위원장은 “21세기에 이르러 문화가 곧 국력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문화가 각국에 미치는 힘이 크다”며 “이번 한중국제영화제는 양국이 차세대 영화인을 발굴하고 영화의 예술적·상업적 가치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처음 열리는 한중국제영화제가 한국과 중국은 물론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 간 영화 산업 발전 방안 모색

한중국제영화제는 양국의 영화 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영화계 발전에 이바지한 영화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첫 행사인 만큼 양국 영화인의 추천을 받아 영화 산업 발전에 힘써 온 이들을 격려하는 영화인의 큰 잔치로 꾸며진다.

한국 영화인들에게는 △대상, 감독상, 신인 감독상, 최고 남녀 배우상, 남녀 조연상, 한·중 문화 교류에 기여한 번역통역상, 한류 스타상, 심사위원 특별상, 남녀 신인상 △영화 제작 부문-기술상, 합작·리메이크상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중국 측에는 △작품 부문-신인 감독상, 중·한 문화 교류상, 최고 작품상, 인기 스타상 △중·한 교류 부문-심사위원 추천상, 예술 부문 공헌상이 수여된다.

강제규(영화감독)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이환경 영화감독, 윤태윤 영화감독, 이동준 음악감독, 오동진 영화평론가, 방송인 백현주 씨가 각 부문 수상자 및 수상작을 심사한다.

한중국제영화제 진행은 방송인 이상민·김성경 씨가, 레드카펫 MC는 탤런트 박슬기 씨가 맡는다. 홍콩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쩡즈웨이, 중국 배우 겸 영화 제작자인 예쉬안 등이 초청 배우로 행사장을 빛낸다.

장 위원장은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해”라며 “두 나라는 그동안 문화·경제·정치 등 다방면에서 놀라운 성장을 함께해 왔고 특히 1994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국 간 대중문화 교류는 동반 성장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양국이 외교·안보적 문제로 경직되긴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민간 차원에서 더욱 다양한 문화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양국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가 한·중 간 우호를 확인하고 새로운 교류 모델을 제시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정치적 문제를 떠나 문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민간 교류의 장인 만큼 그동안 참여를 꺼려 왔던 중국 관계자와 기업들이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장 위원장은 “중국 측에서 장관급 인사인 룽위시앙 중국 국제문화전파중심 집행주석이 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됐다”며 “이번 영화제가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경제·정치적인 관계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 산업 인재 양성에도 힘 보탠다

21세기 들어 영화 산업은 한류의 중심이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중국제영화제는 이러한 영화 산업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고 차세대 영화인을 대거 발굴하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또 상업영화·단편영화·예술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영화의 예술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의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

장 위원장은 한중국제영화제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나 칸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행사로 키워 나간다는 포부다.

한중국제영화제는 올해 첫 행사를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매년 번갈아 열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영화제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고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자리로 발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한중국제영화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영화인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받는 잔치가 되고 양국 간 민간 교류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히 대형 스타 위주로 편중됐던 영화계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신인 배우를 발굴하는 기회의 장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의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향후 영화 산업 관련 아카데미를 열어 양국의 젊은이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장 위원장은 “영화배우 또는 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 산업에 꿈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나 역시 흙수저 출신으로 살아온 만큼 돈 때문에 교육받지 못한 청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