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줄고 회원 늘어 대형사 성장
중소업체 폐업 '빈익빈 부익부'

프리드라이프는 2017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조 주요 정보 공개'에서 7년 연속 자산 총액 1위를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DB
프리드라이프는 2017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조 주요 정보 공개'에서 7년 연속 자산 총액 1위를 차지했다. /한국경제신문DB
지난 30여 년간 장례 상품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상조 산업은 잦은 진통을 겪었지만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업체 수는 감소 추세이지만 상조 회사 납부금인 선수금 규모와 총가입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선수금 100억원 이상인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분위기다. 더욱 탄탄한 상조 회사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의 욕구로 대형 업체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상조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의 논리에 따라 자체적인 구조조정 속에서 상조 산업이 서서히 자리 잡아 가는 과도기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올해 6월 자료를 제출한 상조 회사 174곳을 분석해 ‘2017년 상반기 선불식 할부거래업(상조업) 주요 정보 공개’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상조 업체의 가입자는 483만 명, 선수금 규모는 4조2285억원을 기록했다. 상조 업체는 지난해 말에 비해 11개 줄었지만 회원은 45만 명 늘었다.

상조업계의 총자산은 3조920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29억원 증가했다.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11.6%로 지난해 보다 줄었고 지급 여력(고객으로부터 받은 선수금 대비 상조 회사 자산의 비율)은 90%로 증가했다.

선수금은 1500억원 늘어 총 4조2285억원이고 이 중 절반 정도인 2조1376억원은 공제조합$은행$지급보증을 통해 보전되고 있다. 58곳이 공제조합에 가입했고 110곳이 은행에 예치했다. 6곳은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았다.

상조 회사는 2012년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공정위에 등록된 상조 업체는 2014년 253개, 지난해 195개, 올해 6월 176개로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조업계가 최근 들어 성장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형 업체는 더욱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고 소형 상조 업체의 폐업률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개월 동안 21곳이 문을 닫고 폐업 처리했다.
업체 간 과도한 경쟁과 업종 자체의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폐업한 업체들은 가입 회원이 1000명 미만인 곳들이었다.

올해 2분기 폐업한 상조 업체는 뷰티플라이프, 대명라이프이행보증, 우리동네상조, 상부상조, 의전나라, 금구, 라이프금호종합상조, 혜민서, 상영 등이었고 등록 취소된 업체는 이편한통합라이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4분기 이후 신규 등록한 업체는 단 한 곳뿐이었다.

올해 2분기 중 자본금을 변경한 업체는 7개사로, 위드라이프그룹, 우림라이프, 케이비국방플러스, 씨에스라이프, 제이에이치라이프, 디에스라이프, 고려상조 등이다.

업체 수는 줄고 있지만 상조 업체들의 재무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분위기다. 특히 대형 상조 업체가 회원 수와 선수금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선수금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형 상조 회사는 가입 회원이 50만 명 증가했고 선수금은 1853억원 늘었다.

가입자가 5만 명 이상인 업체는 23곳으로 전체의 13.1%를 차지했다. 이들 23곳에 가입한 회원은 398만 명이다. 전체 회원 483만 명의 82.4%가 대형 업체에 몰려 있는 셈이다.
상조 가입자 480만 시대…총자산 4조 육박
◆ 상조업계 매출 견인, 신사업 확대·결합 마케팅

최근 수년간 중대형 상조 업체들의 잇단 도산으로 시장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고객들은 폐업 후 환급금을 지급받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상조업계의 고객 빼앗기, 대량 해약 등은 업계 신뢰도 악화로 이어졌고 공정위에서는 상조 시장에 칼날을 겨누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1월 설립 최저 자본금을 3억원에서 15억원 올리고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등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올해 매출액 기준으로 4위와 5위에 자리한 대명스테이션과 더케이예다함상조도 초기에는 사업이 불안정해 존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대명스테이션은 사업 초기 상조 영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오프라인 영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해 설립된 더케이예다함은 500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지만 사업 초기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예다함은 지난해 선수금 2298억원을 적립하며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상조 회사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며 불황을 극복할 방안을 찾았다. 우선 장례식 상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는데 국한되지 않고 신사업에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줄기세포 보관, 크루즈 여행 상품이 히트를 쳤다. 줄기세포 보관 상품은 에이플러스라이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다. 세포 보관 상품은 할부 거래 방식이 아니어서 곧바로 회사 매출로 직결된다.

크루즈 상품은 상조 가입자가 장례 상품을 선택하지 않을 때 적립금으로 크루즈 여행을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환갑이나 칠순에 효도 여행을 보내드릴 목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많다는 후문이다.

더리본은 다양한 사업 진출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더리본은 외식업에 진출해 뷔페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장례 상품뿐만 아니라 웨딩 상품도 론칭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람상조 역시 장례 상품 판매 외에 임대 및 호텔 사업에 손을 뻗었고 직영 장례식장 운영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상조 가입 시 가전제품을 함께 증정하는 ‘결합 상품 마케팅’도 고객 모으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결합 상품 마케팅은 2014년 대명스테이션과 삼성전자가 협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시작돼 프리드라이프·교원라이프·더리본·예다함·좋은라이프 등이 줄줄이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다.

상조 회사들은 또한 오프라인 상품 판매에서 진화해 온라인이나 홈쇼핑 판매로도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 김서윤 기자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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