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설 봉안당, 50만원 이하 저렴 분양은 힘들어…사설 시설은 좋지만 가격 비싸 (사진) 강원도 춘천의 '춘천안식원' 내부 봉안시설. /춘천안식원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매장에서 화장으로 장묘 문화가 급속도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화장시설이나 화장 후 유골을 안치하는 봉안시설을 이용하는 이들도 급속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화장터나 봉안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떻게 이용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 전국의 화장시설과 봉안시설의 정보를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 봤다.
◆사설 화장시설은 전국에 단 1개
시체나 유골을 불에 태우는 화장시설은 설치 및 관리의 주체에 따라 공설 화장시설과 사설 화장시설로 구분된다.
공설 화장시설은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이 설치·관리하는 화장시설을 말한다. 사설 화장시설은 개인이 설치·관리하는 화장시설이다. 현재 한국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17개 시도에 58개의 화장시설이 있다.
이 중 57개가 공설 화장시설이고 사설 화장시설은 전남 곡성군에 있는 ‘청계원’이 유일하다. 단, 청계원도 매장했던 시신을 개장해 화장하는 ‘개장 유골’ 전용 화장시설이다.
이에 따라 일반 시신을 화장하려면 사실상 공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사설 화장시설이 1개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화장터를 운영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점은 공설 화장시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공설 화장시설은 매년 적자를 보고 있고 시설 보수나 운영에도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공설 화장시설은 운영비의 대부분을 지방 세수로 충당하고 있어 수익 측면에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방 세수로 운영하기 때문에 화장시설이 자리한 지역 내 주민들에게는 지역 외 주민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화장시설을 이용하게 해주고 있다. 화장시설 설립 시 발생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 즉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NIMBY) 현상은 사설은 물론 공설 화장시설 건립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화장시설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그리고 주변 미관을 해친다는 게 주된 반대 이유다.
화장이 장묘 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음에 따라 추가 화장시설 설립 계획을 세워 놓고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설립이 번번이 무산되는 이유다.
따라서 지역에 따라 서울·경기도 등 수요보다 시설이 부족한 일부 지역 주민은 화장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그러면 관내 지역 주민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의 불편도 발생한다.
◆공설 봉안당, 싸지만 분양 어려워져
시신을 화장한 유골을 그릇에 담아 안치해 두는 곳의 공식 명칭은 봉안당(奉安堂)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납골당(納骨堂)은 일본식 용어다.
봉안당 역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설과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설로 나눠진다. 공설 봉안당은 전국에 148개가 있고 사설 봉안당은 65개다. 종교단체 봉안당도 201개가 있다.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면 공설 봉안당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관리비를 포함해 50만원 아래에서 가격이 책정된다. 다만 최근 화장이 늘면서 가격이 저렴한 공설 봉안당은 분양 받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가령 서울 등 일부 지역 공설 봉안당은 자리가 모자랄 기미가 보이면서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나 국가유공자들에게만 안치를 허용하고 있다.
사설 봉안당은 대체적으로 공설에 비해 시설이 좋고 선택 폭이 넓지만 가격이 비싸다. 최소 200만원대부터 수천만원에 달하는 특실도 있다.
분양을 결정하는 데도 주의할 점들이 있다. 사설 봉안당은 영속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분양받기 전 대상 시설이 합법적으로 조성됐는지 관할 지자체 등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봉안당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 만큼 해당 업체의 재무 상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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