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 편의점]
GS25, 점포수 1위 CU에 도전장…이마트24, 미니스톱 앞지르고 ‘빅3’ 넘봐
신규출점 사상최대…편의점 ‘판’ 바뀌나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영토 확장 전쟁이 아직 한창인 편의점업계에서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점포 수 기준으로 업계 2위를 줄곧 유지하던 GS25는 외형 확장을 통해 1위인 씨유(CU)를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점포 수 업계 5위였던 이마트24(구 위드미)는 미니스톱을 제치고 4위로 도약하며 편의점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주요 편의점 5개 사의 편의점 신규 출점 점포 수는 이미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취합한 결과 올해 10월 기준 주요 편의점 5개 사의 신규 출점 점포 수는 4514개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신규 출점 점포 수(4300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편의점업계에서 ‘점포 수’는 곧 수익과 직결된다. 편의점의 생명이 고객과의 접근성인 만큼 많은 점포 수를 보유해야 더 큰 수익을 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매년 편의점들이 급속도로 가맹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볼 수 있다.

◆CU·GS25 선두 경쟁 고조

편의점업계에서는 더 이상 무리한 점포 경쟁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통계상의 수치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10월까지만 놓고 보더라도 미니스톱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의 신규 출점은 이미 지난해 수치를 앞질렀다. 여전히 외형 확장에도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역시 편의점업계에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그간 점포 수를 기준으로 보면 CU가 부동의 1위를 계속 고수해 왔다. 그 뒤를 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이마트24 순으로 서열이 매겨졌다. 하지만 최근 이런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만년 1위인 CU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GS25가 무섭게 쫓아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CU가 가장 많은 점포를 늘렸지만 올해는 달랐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점포를 늘린 곳은 바로 GS25다. 10월 기준으로 1581개나 점포가 증가해 1502개를 늘린 CU를 앞섰다. 총 점포 수에서도 GS25(1만2309개)와 CU(1만2359개)의 격차는 불과 50개로 좁혀졌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GS25가 점포 수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향후에도 CU와 GS25는 점포 수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어떤 영토 확장 전략을 펼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신규출점 사상최대…편의점 ‘판’ 바뀌나
먼저 CU는 무엇보다 점포의 수익성에 주안점을 두고 출점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매출액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실질적인 이익이 어느 수준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매출액이 많은 점포는 임대료·관리비·인건비 등 이와 제반된 비용도 덩달아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은 낮은 곳이 있다.

CU 관계자는 “실질 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수입과 비용의 밸런스를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CU는 개점 전부터 철저한 상권 분석과 매출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기존 개발팀에서만 이뤄졌던 개점 전 단계를 개발팀과 신점팀·영업팀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의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정밀한 매출 검증을 거친다.

또한 후보점 상권도와 유사 입지 비교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해 입지 채점 기준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 매출 의견서를 작성하고 교부하는 등 엄격한 개점 과정을 통해 편의점 가맹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신규점의 수익성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GS25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에 보다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저 수입 보장 확대를 들 수 있다. 최저 수입 보장은 GS25 가맹 점포의 수입이 일정한 기준 금액에 미달할 때 그 차액을 본부가 직접 보전해 주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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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됨에 따라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가맹점주의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GS25는 최저 수입 보장 규모를 기존 최대 연간 5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80% 인상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GS25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GS25 가맹점주들은 앞으로 보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받으면서 점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GS25는 또 24시간 운영 점포의 비용 절감을 위해 야간 영업 활성화 지원금 명목으로 전기요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GS25는 그동안 편의점업계에서는 유일하게 24시간 운영 점포에 대해 전기요금을 50%까지 지원해 왔는데 이번에 이를 전액 지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돈만 매년 350억원이다. 현재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24시간 운영 점포는 GS25 전체 점포의 80%에 해당하는 9000여 개다. 점포당 연간 지원 금액은 평균 4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GS25 점포당 인건비 상승분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가맹점주들의 비용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GS25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양측의 엇갈린 출점 전략은 올해 거둬들인 결과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3분기 과도한 출점 경쟁에 따라 주요 편의점업계들이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가
운데서도 CU는 나 홀로 웃었다. CU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8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5.4% 성장한 1조5828억원을 보였다.

GS25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1조7294억원을 기록해 CU를 앞질렀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한 759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만, GS25는 올해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2016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편의점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우수’ 등급으로 분류됐다. CU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양호’ 등급을 받았다.

◆이마트24 ‘3무 정책’ 통했다

하위권에서는 이미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마트24가 빠른 속도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점포 수에서 기존 4위였던 미니스톱을 밀어냈다.

10월 기준으로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2477개, 미니스톱은 이보다 작은 2426개로 조사됐다. 이마트24의 점포 확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현재 지난해 점포 수 대비 증가율은 무려 40.3%로 편의점 주요 5개사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다.
신규출점 사상최대…편의점 ‘판’ 바뀌나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편의점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서는 데에는 5년 이상이 걸린다. 2014년 점포 수 500여 개로 출발한 이마트24가 3년 만에 2000개가 넘는 매장을 확보한 데는 ‘3무 정책’이 비결로 꼽힌다.

이마트24 편의점은 기존 편의점과 달리 업주가 브랜드에 내야 하는 로열티가 없다. 24시간 운영하는 것도 가맹점주가 알아서 결정할 수 있고 계약 해지 시 ‘위약금’도 내지 않는다.

올해 7월에는 마트업계 1위 ‘이마트’라는 브랜드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상호명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교체했다. 현재 직영점과 가맹점의 간판을 새로운 상호로 교체하는 ‘리브랜딩(re-branding)’이 한창이다.

11월까지 2477개의 점포 중 60%가 이마트24로 간판을 변경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모든 점포를 새로운 간판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점포의 진열 상태 및 시설의 노후화 등을 개선하는 ‘리셋’ 작업도 진행하며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출점 전략에 있어서도 타사와 차별화하고 있다. 향후 출점하는 모든 점포를 문화 공간, 생활 공간이 결합된 프리미엄 편의점으로 오픈한다. 특히 각 편의점마다 이마트에서 이미 검증받은 피코크,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가 신세계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이마트라는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계속 외형을 넓혀 나가면서 ‘빅3(CU·GS25·세븐일레븐)’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이마트24와 다르게 미니스톱은 신규 출점보다 기존에 있던 개별 매장을 고매출 점포로 만드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미니스톱의 강점은 즉석에서 가공해 판매하는 다양한 패스트푸드라는 판단에서다.

주방이 매장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미니스톱은 2016년부터 99㎡(30평) 이상의 대형 점포와 고급 디저트로 다른 편의점들과 차별화를 선언하며 프리미엄 편의점으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따라서 향후에도 이마트24와 미니스톱의 점포 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적에서는 아직도 미니스톱이 이마트24를 앞서고 있다. 미니스톱은 분기별 실적이 아닌 연간 실적만 발표한다.

지난해 1조1722억원의 매출과 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마트24의 지난해 매출은 3784억원에서 올해 3분기 5050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계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편의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군소 프랜차이즈와 개인 점포를 합치면 국내 편의점 수는 4만 개를 넘어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편의점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대부분 업체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한계에 직면했다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진화하는 서비스와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추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견해도 있다.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