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삼성전자, 인공지능 연구 조직 신설…이통 3사도 AI 조직 입지 강화
전자·이통업계, ‘미래 먹거리’ AI에 올인…삼성도 가세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인공지능(AI) 연구 조직 ‘삼성리서치’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발표하면서 국내 주요 전자·이동통신 기업이 모두 AI 연구 전담 조직을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가 11월 22일 발표한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삼성은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한 삼성리서치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 관련 선행 연구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이통업계를 중심으로 연이어 신설된 AI 전담 조직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LG전자, 첫 여성 전무에 ‘AI 전문가’ 임명
전자·이통업계, ‘미래 먹거리’ AI에 올인…삼성도 가세
(사진) LG전자의 공항 안내 로봇(왼쪽)과 가정용 허브 로봇. /LG전자 제공

LG전자는 6월 1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음성·영상·센서 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AI 전담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전담 로봇선행연구소로 분리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AI 중심의 연구·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한 조치였다.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는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정보 및 날씨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음성·영상·센서로 인식·추론·학습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당 플랫폼은 스마트 가전, 모바일, TV, 자동차 부품, 로봇 등 LG전자의 모든 사업에 적용된다.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는 또한 최고경영자(CEO) 직속 ‘클라우드센터’와 H&A(생활가전)사업본부에 속한 ‘H&A 스마트솔루션BD(Business Division)’ 등과 협력해 AI 가전 및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들어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딥씽큐’ 스마트 가전을 선보였고 공항 안내 로봇과 공항 청소 로봇을 상용화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협력 중이다.

LG전자는 11월 30일 발표한 2018년 임원 인사(2018년 1월 1일자) 및 조직 개편(2017년 12월 1일자)을 통해 사내 AI 조직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
전자·이통업계, ‘미래 먹거리’ AI에 올인…삼성도 가세
LG전자는 이날 인사에서 첫 여성 전무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류혜정(사진) H&A 스마트솔루션 BD 담당이다.

류 전무는 1987년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통신 등에서 일했다. 1995년 LG전자에 합류해 지난해부터 H&A스마트솔루션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AI 전문가다.

LG전자는 또한 이날 조직 개편에서 CEO 직속 ‘융복합사업개발센터’를 신설했다. 센터장은 황정환 신임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겸임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융복합사업개발센터는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부품 등 각 사업본부의 제품을 연결하는 한편 AI·사물인터넷(IoT) 등 전사 차원에서 융·복합이 가능한 분야를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AI사업부 CEO 직속 편제

이통업계도 AI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자·이통업계, ‘미래 먹거리’ AI에 올인…삼성도 가세
(사진) SK텔레콤의 AI 서비스 ‘누구’.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3월 27일 4차 산업혁명과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확산을 주도하기 위해 AI 등 미래 핵심 사업과 기술 연구 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SK텔레콤은 이날 회사의 AI 관련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CEO 직속 ‘AI사업단’을 신설했다. AI사업단은 기술 확보와 서비스 기획·개발, 사업 확대 등 AI 관련 모든 영역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AI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AI 서비스 ‘누구(NUGU)’를 출시해 7개월 만에 약 7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국내 관련 생태계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사업단을 통해 AI 사업을 신속·효율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자율주행차와 ‘AI비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2월로 예정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AI 조직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이통업계, ‘미래 먹거리’ AI에 올인…삼성도 가세
(사진) KT의 ‘AI 테크센터’. /KT 제공

KT도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 산하에 ‘AI 테크센터’를 만든 데 이어 5월 마케팅전략본부 산하에 AI 서비스 전담 조직인 ‘기가지니 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 기가지니사업단은 AI 서비스인 ‘기가지니’의 마케팅을 비롯해 신규 서비스 개발, 사업 제휴 등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AI 테크센터는 AI 전략 수립 및 연구·개발, 전문 인력 육성 등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KT는 6월부터 주가 및 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 정보 등을 제공하는 음성 인식 AI 금융 서비스를 기가지니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KT는 아파트에 AI와 홈 IoT 기술을 접목한 ‘기가지니 아파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기가지니 아파트는 아파트 단지 공용 서비스와 가구별 빌트인 시스템, IoT 가전 기기를 기가지니 아파트 플랫폼에 연동해 음성과 스마트폰 앱으로 조회·제어하는 방식이다.

KT는 7월 부산 영도 롯데캐슬에 기가지니 아파트를 선보인 데 이어 대림건설 등과 관련 사업을 협업 중이다.

KT 관계자는 “AI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축적한기술 및 노하우로 기존 홈 중심의 AI 서비스를 자동차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차별화한 AI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AI사업부’를 신설했다. 11월 30일 단행한 2018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AI사업부를 CEO 직속 조직으로 바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I사업부와 각 부문 간 협업을 촉진하는 등 AI 사업 분야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12월 중 AI 관련 서비스를 본격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