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택한 LG, 임원 157명 역대 최대 승진
(사진= 한국경제신문·LG그룹)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LG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LG는 지주사인 (주)LG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2018년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 내용을 11월 30일 발표했다.

이번 임원 승진자는 총 157명(부회장 1명, 사장 5명, 부사장 17명, 전무 40명, 상무 94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생산·구매 등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인재로 선발했다. 특히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해 R&D 출신 기술 인력을 대거 중용했다.

먼저 (주)LG에서는 하현회(61)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LG그룹 내 부회장은 모두 7명으로 늘었다. (주)LG는 “하 사장은 전략적인 통찰력과 풍부한 현장 경험,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사업 구조 고도화와 계열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으로 입사해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주)LG 시너지팀장, LG전자 HE사업본부장, (주)LG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주)LG 경영전략팀 상무는 승진 없이 LG전자에 신설되는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LG전자, 호실적에 승진 잔치

올해 승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LG전자다. LG전자에서는 권봉석 HE사업본부장, 권순황 B2B사업본부장,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SW센터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부사장 8명, 전무 16명, 상무 40명 등 총 67명이 승진 발령을 받았다.

특히 올해 가전부문의 선방 속에 사장으로 승진한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며 올해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둔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룹에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임원 승진자가 나온 가운데 류혜정 상무는 LG전자에서 첫 여성 전무에 올랐다.

외부 영입 임원에 대한 파격적인 승진도 이어졌다.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외부 영입 케이스인 LG전자의 박일평 소프트웨어센터장은 1년 만에 부사장에서 LG전자 CTO(사장)로 고속 승진했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1년 만에 승진한 것은 박 사장이 처음이다. 박 사장을 필두로 가전제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로봇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CTO를 맡았던 안승권 사장은 LG마곡사이언스파크 센터장(사장)에 임명됐다.

LG전자의 정수화 생산기술원 장비그룹장 겸 공정장비담당 신임 부사장은 핵심 장비를 내재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두 계단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도 황용기 TV사업부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26명이 승진했다. 황용기 TV사업부장은 대형 OLED 캠프와 판매 확장에 기여한 점과 경쟁이 심한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차별화 제품 전략과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또 다른 사장 승진자는 LG화학에서 나왔다. 노기수 재료사업부문장은 자동차 전지용 양극재와 디스플레이용 OLED 재료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