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보관 필요 없는 ‘특허’ 김치 프로바이오틱스, 초콜릿·비스킷에 접목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롯데제과의 유산균 비스킷과 초콜릿 등 살아 있는 유산균을 원료로 만든 과자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제과는 김치에서 유래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인 LB-9을 이들 제품에 적용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환경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균주를 말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2012년 519억원에서 지난해 1903억원으로 4배가량 성장했다.

롯데제과는 유산균 과자 및 초콜릿 제품으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유산균 과자 올해 10월 누적 매출 130억
롯데제과, ‘유산균 과자’로 소비자 건강·입맛 다 잡았다
(사진) 롯데제과의 유산균 제품 라인업. /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김치 유산균을 균주로 한 웰빙 초콜릿을 선보였다. ‘유산균쇼콜라 밀크초콜릿’과 ‘유산균쇼콜라 아몬드초코볼’이 주인공이다.

이들 초콜릿은 프로바이오틱스로 인정된 살아 있는 유산균 2종(서모필러스·플랜타럼)을 함유한 제품이다. 김치에서 분리한 식물성 유산균이 전체 유산균 중 25% 이상을 차지한다.

유산균쇼콜라 밀크초콜릿은 부드럽고 향이 좋은 평평한 타입의 미니 초콜릿이다. 하나씩 먹기 편리하게 필로(pillow) 포장에 들어 있는 제품이다. 해당 제품에는 살아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한 갑에 20억 마리 이상 함유돼 있다.

유산균쇼콜라 아몬드초코볼은 로스팅 과정을 거친 통아몬드를 부드러운 마일드 초콜릿과 진한 블랙 초콜릿으로 더블 코팅한 초코볼 타입 제품이다. 이 제품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한 갑에 10억 마리 이상 함유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초콜릿 제품의 유산균은 액상 타입의 기존 유산균 발효유와 달리 냉장 보관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취식과 보관이 용이하다”며 “유산균을 카카오에 가두는 것이 제품의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2월 살아 있는 유산균이 함유된 과자 ‘요하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하이는 크래커 중간에 ‘그릭 요거트’ 크림을 넣은 제품이다.

요하이 브랜드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요하이 그릭요거트 샌드’에는 한 갑에 2억 마리의 생유산균이 함유돼 있다. ‘요하이 유산균 웨하스’와 ‘요하이 초코스틱’에도 한 봉지에 각각 2억 마리의 생유산균이 들어 있다. 한입에 먹기 좋은 미니 사이즈인 ‘요하이 유산균 웨하스 미니’는 한 봉지에 약 4억 마리의 유산균을 함유했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이들 유산균 과자 및 초콜릿 제품은 지난해 10월 기준 약 5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10월 기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롯데제과는 장난감과 함께 들어 있는 유산균 초코볼 ‘요하이 토이플레이’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관련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보다 건강한 과자를 제공하기 위해 유산균 함유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아이돌 그룹 ‘워너원’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관련 시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능 연구 및 제품 라인업 확대
롯데제과, ‘유산균 과자’로 소비자 건강·입맛 다 잡았다
(그래픽) 윤석표 팀장

롯데는 유산균 제품의 효능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10월 24일 열린 ‘2017 국제건강기능식품 학술대회’에서 유산균 초콜릿의 변비 개선과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이날 유산균쇼콜라 제품 등에 함유된 자체 김치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을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실험용 쥐에게 변비를 일으킨 다음 유산균 초콜릿을 먹인 연구와 반대로 유산균 초콜릿을 꾸준히 먹인 후 변비를 일으킨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였다.

롯데중앙연구소에 따르면 변비에 걸린 쥐에게 유산균 초콜릿을 2주간 섭취시킨 결과 정상에 가까운 분변 형태로 상태가 호전됐다.

쥐의 분변을 분석한 결과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비피더스균의 비율도 변비에 걸린 쥐에 비해 1.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의 특허 균주와 유사한 락토바실러스균의 비율도 1.5배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쥐에게 유산균 초콜릿을 3주간 꾸준히 먹이고 나서 강제로 변비를 발생시키는 약물을 투여해도 대부분의 쥐가 매우 건강한 상태의 분변 형태를 보였다.

특히 분변 내 유익한 균주인 비피더스균과 락토바실러스균이 변비에 걸린 쥐에 비해 각각 12배, 1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민 롯데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변비에 걸린 쥐를 해부하면 장 조직 등이 심하게 파괴돼 있지만 유산균 초콜릿을 섭취한 쥐는 변비 증상 완화는 물론 장 조직 역시 매우 건강하게 유지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유산균 초콜릿이 변비 개선과 예방에 효과가 있고 특히 꾸준히 섭취하면 예방 효과가 다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유산균 제품 품질 강화 등을 위해 관련 학회 등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롯데제과와 롯데중앙연구소는 6월 중순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와 유산균 제품 공동 연구 및 학술 교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협정식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롯데제과는 프로바이오틱스학회와 공동 연구에 대한 자문 및 기술 정보의 교환, 공동 연구 개발 제품의 홍보 및 공익 사업 방안 등에 대해 상호 협력 중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와 제품 관련 공동 연구·개발은 물론 학술 활동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상호 협력해 유산균 관련 제품의 품질 제고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