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M&A’ 귀재…생활용품·화장품·음료 ‘삼각편대’ 완성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2017년 업계를 가리지 않고 불어 닥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한파가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을 비켜 갔다.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화장품 기업이 사드 보복으로 주춤한 가운데 LG생건이 올해 상반기 최고 반기 실적을 냈다. 위기에도 사상 최대 성적표를 내민 LG생건의 성장세에는 차석용 부회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차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거침없는 인수·합병(M&A)으로 사업 다각화에 힘썼다. 그런 그에게 ‘승부사’, ‘M&A의 귀재’, ‘미다스의 손’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차 부회장은 2007년 말 코카콜라음료를 사들이면서 음료사업부를 새롭게 추가해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를 인수했다.
더페이스샵의 인수로 화장품 사업부가 커지면서 LG생건은 지금의 생활용품·화장품·음료 3개 사업부 진용을 갖추게 됐다.
차 부회장의 과감한 도전으로 생활용품·화장품·음료 각각의 사업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통해 서로의 사업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2014년에는 차앤박 화장품으로 유명한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하는 등 차 부회장이 취임한 뒤 이뤄진 M&A만 15건에 달한다. LG생건은 3개 사업 부문의 균형을 다진 내진 설계 덕분에 3분기 전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조6088억원,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2527억원, 분기순이익은 1876억원을 달성했다.
2017년 전체적인 화장품 시장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LG생건의 화장품 사업은 궁중 화장품 ‘후’와 발효 화장품 ‘숨’ 등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전략적 집중을 통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0월에는 ‘오휘’, ‘VDL’, ‘빌리프’ 매장도 열면서 주요 5대 화장품 브랜드를 모두 중국 현지에서 선보였다.
LG생건의 이 같은 행보는 ‘차이나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주요 화장품 업체들이 동남아와 중동 등 중국 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차 부회장의 내부 경영 스타일은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내가 도와주겠다’는 개방적 경영이다. 개인의 창의력은 자유로운 상황에서 나온다는 생각에 따라 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직장 문화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멋진 실패에 상을 주고 평범한 성공에 벌을 줄 것”이라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하라고 강조한다.
일시적인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그가 그룹 내 최장수 CEO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다.
◆약력
1953년 서울 출생. 1974년 경기고 졸업. 1981년 뉴욕주립대(회계학) 졸업. 1983년 코넬대 경영대학원 석사(MBA). 1985년 인디애나대 로스쿨 수학. 1985년 미 P&G 입사. 1999년 한국P&G 사장. 2001년 해태제과 사장.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 2012년 LG생활건강 부회장(현).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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