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0, 코스닥 800에 웃고, 가구 평균 부채 7000만원에 울고
경제·기업·금융 지표는 사상 최대 숫자 쏟아내는데…인구·서민 지표 숫자는 한숨만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17년 한국 경제는 그 어느 해보다 험난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이은 조기 대통령 선거로 정치·사회·경제적인 혼란이 그 어느 때보다 컸고 10년 만에 보수·진보 정권 간 교체가 이뤄진 만큼 경제정책 기조도 완연히 달라졌다.
이런 과정을 겪은 올해 한국 경제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수년간 이어진 정체를 떨쳐 내고 다시 비상(飛上)을 꿈꿀 수 있는 도약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출이 정상 궤도에 오르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다시 3%대로 복귀했다. 기업 이익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고 나라 곳간(재정)은 더 튼튼해졌으며 물가수준도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서민들의 살림에는 여전히 볕이 들지 않아 한기로 서늘했다. 숫자를 통해 올 한 해 한국 경제의 ‘명암(明暗)’을 살펴봤다. (사진) 10월 26일 부산항은 수출 화물들을 컨테이너선에 싣기 위해 분주했다. 무역통계 작성(1956년 시작) 이후 역대 최단기간 수출 5000억 달러 돌파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 키워드 1 : 경제지표
- 경제성장률 ‘3%대’
- 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 재진입
- 최단기간 수출 ‘5000억 달러’ 돌파
2017년 한국 경제는 대내외적인 변수를 겪으며 수많은 숫자를 쏟아냈다. 숫자들 중에는 긍정을 뜻하는 숫자도 있고 어려움을 의미하는 숫자도 있다. 이 중 한국 경제지표를 대표하는 숫자는 대부분이 긍정을 뜻한다.
대표적인 숫자는 ‘3’이다. 한국 경제는 올해 3%대 경제성장률(GDP 증가율)을 달성한다. 4분기에 제자리걸음만 하더라도 3.2% 안팎은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3.3%를 기록한 뒤 3년 만에 다시 3%대 성장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정부와 국책연구소, 민간 경제연구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 초·중반으로 예상했다. 탄핵 정국의 여파로 생긴 경제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수년간 지속된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올해 역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2.9%(전기 대비 1.1% 상승)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2분기에는 2.7%로 주춤했지만 3분기에는 3.8%로 상승해 정점을 찍었고 4분기에는 소폭 경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은 사실상 수출 시장이 견인했다. 13개월째 증가 흐름을 이어 가면서 특히 3분기 수출 증가율이 전기 대비 6.1%나 늘어나며 소비도 증가한 것으로 지표상에 나타나 있다.
여기에서 한국 경제지표에 의미 있는 숫자가 하나 더 나온다. ‘5000억 달러’다. 무역통계 작성(1956년 시작) 이후 역대 최단기간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11월 17일)했다. 11월까지의 연간 누계 기준 사상 최대 수출 실적(2017년 1~11월 수출액 524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상승)도 기록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유의미한 숫자를 만들어 냈다. 바로 연간 무역액 ‘1조 달러’ 재진입이다. 올해 한국의 무역은 세계 10대 수출국 중 1~9월(누적) 수출 증가율이 1위(18.5%), 세계 수출 순위도 전년 대비 두 단계 상승한 6위를 기록(2016년 8위)했다.
역대 무역 1조 달러에 진입(1조 클럽)했던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9개국이며 2016년 기준으로 미국·중국(3조 클럽), 독일(2조 클럽)에 이어 1조 클럽 국가는 일본·프랑스·네덜란드·홍콩·영국 순이다.
‘
3만’이라는 숫자도 있다. 삶의 질을 재는 지표 중 하나인 1인당 국민소득(GNI)은 내년 중 3만 달러 돌파가 확정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에 큰 변화가 없다면 내년 중반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사상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호주 제외)에서는 일본·싱가포르에 이어 셋째다.
◆ 키워드 2 : 기업 생산성
-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분기 매출 ‘464조원’
- 퇴출 대상 기업 ‘113곳’
-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기업 ‘57개’
호황을 보여준 한국의 경제지표는 사실상 기업들이 만들어 냈다.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았다. 그 덕분에 정부 재정까지 두둑하게 만들어 줬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10월까지 걷힌 세수로 이미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
법인세·부가세와 함께 3대 세목을 형성하는 소득세(10월까지 누적 진도율 86.7%)가 다소 부진하긴 해도 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평가다. 이렇듯 올해는 한국 기업들의 저력을 보여준 한 해였다. 이들 만들어 낸 유의미한 숫자도 놀랍다.
우선 ‘464’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25개 기업의 매출은 464조원, 영업이익은 43조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2분기 실적보다 각각 3.53%, 10.11% 증가했다.
그런데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상위 20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32조원 규모로 전체의 74%에 달한다. 전체 기업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20조원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이 삼성전자 몫이다. 작년과 비교한 전체 기업 영업이익 증가율은 27.7%나 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0.3%로 쪼그라든다.
업종별 양극화도 뚜렷하다. 작년과 비교할 때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274.8%나 되고 의료·정밀 업종도 83.4%로 높지만, 전기·가스(-62.5%), 종이·목재(-55%) 등은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심지어 운수·장비 업종은 3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호조로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은 좋아졌지만 체감 경기와 관련 있는 내수 기업의 실적 회복은 더딘 셈이다.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중소기업 숫자도 줄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중소기업이 2275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퇴출 대상인 기업은 ‘113’곳으로 분류됐다.
이 밖에 올해 기업들이 만들어 낸 숫자는 수없이 많다. 이 중 가장 도드라지는 숫자는 ‘57’이다. 57은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대기업의 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9월 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자산 총액 기준을 5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높이는 대신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대해선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대기업도 당연히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된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은 지난해 4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당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53개에서 4개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현대가 주요 계열회사 매각 등으로 제외된 가운데 네이버(자산 총액 6조6000억원)·넥슨(5조5000억원)·동원(8조2000억원)·SM(7조원)·호반건설(7조원) 등 5개 기업집단이 이 구간에 신규로 들어가게 됐다.
◆ 키워드 3 : 금융 지표
- 코스피 사상 첫 ‘2500’ 돌파
- 코스닥 사상 첫 ‘800’ 터치
- 막 내린 초저금리 시대, ‘1.50%’로 인상
2017년 국내 증시는 새 역사를 썼다. 이 과정에서 2500이라는 숫자를 탄생시켰다. 숫자의 주인공은 코스피지수다. 지난해 12월부터 7월까지 사상 최장기간인 8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11월 3일 마침내 2557.97(종가 기준)을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561.63까지 치솟기도 했다. 꿈에 그리던 2500선을 훨씬 웃돈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796.80까지 올라 10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장중에는 800선을 터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상승은 쉼 없이 한국 증시를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덕분이다.
한국 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흥국 유동성 장세 흐름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주식 보유 비율은 37%대로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두 시장의 동반 강세로 국내 증시 규모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600조원을 훌쩍 넘겨 최대 1664조원까지 증가했다. 코스닥시장도 280조원 규모로 성장, 국내 증시 전체 규모는 1900조원으로 커졌다.
거래 대금도 신기록을 달성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11월 15일 총거래대금은 17조1676억원에 달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인 2011년 8월 9일(16조2480억원)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뜨거웠던 열기만큼 ‘빚 투자’ 규모도 빠르게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11월 29일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0조456억원으로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6조7739억원 대비 3조2707억원(48.3%)이나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 잔액 증가세는 코스닥이 더 가팔랐다. 10월 말과 비교해 유가증권시장 신용 융자 잔액은 4조3132억원에서 4조7489억원으로 10.0% 증가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4조4689억원에서 5조3263억원으로 19.2% 늘어났다.
기준금리도 초저금리 시대의 끝을 알리는 ‘1.5’라는 숫자를 만들어 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초저금리 시대의 막이 내렸다. 한은은 올해 완만한 경제 여건 성장과 가파른 가계 부채 증가 속도를 고려해 정책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10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했다. 정책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17개월째 1.25% 초저금리를 유지해 왔다. 기준금리 인상은 원만한 경제 여건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외화보유액도 한국 최초의 숫자를 만들어 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1월 말 외화보유액’에 따르면 3872억5000만 달러다. 외화보유액은 앞서 올해 8월 직전 최대치인 3848억40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11월 다시 증가로 전환돼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의 외화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 키워드 4 : 인구·실업률
- 2017년 9월 출생아 수 ‘3만100명’
-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 비율 ‘14%’
- 15~29세 청년층 실업률 ‘9.2%’
반면 한국의 인구 동향과 관련된 숫자는 우울하다. 지난해 대비 사망자 숫자도 줄었지만 출생아 수는 급감했다. 세계 경제성장의 리스크로 손꼽히는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3만100’, ‘9400’이라는 숫자는 가슴을 철렁이게 한다. 9월 출생아 수는 3만1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7년 1월부터 9월까지 집계된 출생아 수는 27만8100명이다. 2016년 같은 기간에 집계된 숫자(31만6000명) 대비 12.2% 떨어졌다. 2017년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400건은 9월에 이혼한 숫자를 의미한다. 전년 동월 대비 300건(3.3%)이 늘었다. 출생아 수도 줄고 출산 가능 가구도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비혼’을 생각하는 젊은 세대들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 출산율 악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1인 가구는 2015년 506만 명에서 24만 명이 늘어나 530만 명을 넘어섰다.
1인 가구 구성비는 한국 전체 인구의 약 28%에 달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자녀 수)은 2014년 기준 1.24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
14’라는 숫자도 인구 비율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8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725만7288명으로 전체 인구(5175만3820명)의 14.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인구 고령화 수준에 따라 65세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
9.2’라는 숫자를 만들어 낸 노동시장 역시 빨간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2%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후 수준의 고용 한파가 몰려온 것이다.
수출·성장률·소득 등 지표가 나아지는데도 이처럼 청년 실업률이 치솟는 것은 구조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청년 실업 문제를 키운 요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으로 일컬어지는 300인 이상 기업의 월 임금 총액은 495만4000원인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은 251만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월 임금 총액에는 급여·성과급 등이 포함됐다. 한편 11월 전체 취업자 수는 268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20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 흐름이 좋아지는데도 이 같은 모습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 ‘2017년 노동시장 평가와 2018년 고용 전망’에서 개선되는 경기 흐름에도 불구하고 내년 취업자 수는 올해 예상치보다 8.6% 감소한 29만6000명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 키워드 5 : 서민 경제
- 가구의 평균 부채 ‘7000만원’
- 자영업자 평균 부채 ‘1억원’
- 노인 빈곤 문제 ‘60%’ 생활고
호황을 보이는 국가와 기업의 경제지표와 달리 서민 경제지표는 참담하다. ‘7000만원’, ‘1억원’이라는 숫자에는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가 붙어 있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11월 발표한 ‘2017년 가계 금융 복지 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7022만원이었지만 평균 소득은 2.6% 오른 5010만원이었다. 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을 뺀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뜻하는 가처분소득은 4118만원으로 증가 폭이 2.4%에 그쳤다.
소득보다 빚이 빠르게 늘면서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170.5%에 달했다. 버는 돈을 그대로 은행에 가져다줘도 1.7년이 지나야 부채를 모두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영업자 부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1억87만원으로 처음으로 1억원대에 진입했다. 반면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14.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나서는 이가 많고 지난해 하루 평균 2491개 사업장이 문을 닫을 정도로 쉽게 망한다. 이런 구조에서 자영업자 부채 증가는 한국 경제의 큰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인 빈곤 문제의 심각성도 드러났다. 가구주들의 예상 은퇴 연령은 66.8세였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이보다 4.7년 빠른 62.1세였다. 특히 은퇴 전 가구에서 노후 준비가 ‘전혀 안 된 가구’는 17.8%, ‘잘돼 있지 않은 가구’는 38.2%로 절반 이상이 준비가 안 된 채 노후를 맞았다. 은퇴 가구 중 ‘생활비 충당이 부족한 가구’는 39.9%, ‘매우 부족한 가구’는 22.4%로 60%가 생활고를 호소했다.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임시 일용직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하위 20%)의 근로소득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가구원당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7로 전년보다 0.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해진다. 상위 20% 소득의 평균값을 하위 20% 소득의 평균값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7.06배로 0.5배포인트 올랐다. 중위소득 50% 이하에 속한 인구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비율을 말하는 상대적 빈곤율은 17.9%로 역시 0.1%포인트 높아졌다. 모두 높을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이번 통계에서는 부동산 활황의 영향도 엿볼 수 있었다.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방법으로 ‘부동산 구입’을 택한 비율은 지난해보다 1.9%포인트 증가한 28.9%를 기록했다. 저축이나 부채 상환 같은 다른 항목 비율이 일제히 내린 가운데 나 홀로 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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