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급성 디스크 파열 의심해야…열 발산 막기 위해 근육과 인대 수축되며 발생
추위에 심해진 허리 통증, 원인은?
[박상혁 연세바른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이번 겨울도 예년처럼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급성 허리디스크 파열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 허리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는 신체 열 발산을 막기 위해 경직·수축한다. 이에 따라 디스크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유연성이 떨어지게 돼 외상을 입거나 심지어 일상적 활동에도 파열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질환은 디스크의 수핵을 싸고 있는 막(섬유륜)이 노화로 탄력이 줄고 약해져 수핵을 머금고 밀려나오거나 섬유륜이 찢어지고 터져 수핵이 흘러나온 상태를 말한다.

노인들은 기존의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등의 퇴행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가 많아 경직·수축된 근육과 인대는 병변의 악화 및 통증의 조장을 가져올 수 있다. 이때 디스크 주변에 분포한 다양한 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은 허리·엉덩이·다리·발까지 나타난다. 특히 급성 디스크 파열은 일반 디스크와 달리 통증이 매우 심하고 걷기 어려울 정도로 하체가 땅기거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주사나 물리치료·도수치료 등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다양하게 처방된다. 증상과 통증이 다소 심하면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내시경을 활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경막외내시경은 내시경을 통해 직접 병변을 보며 치료하는 방법이다. 직접적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 및 주변 부위 염증을 제거하고 스스로 아물 수 있는 자연 치유 환경을 만들어 준다. 시술은 부분 마취로 진행되고 시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아 회복 또한 빠르다. 내시경 치료의 특성상 작은 구멍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상처가 작고 출혈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빠르게 일상에 복귀할 필요가 있는 젊은 연령이나 상처에 신경이 쓰일 수 있는 여성 환자들 혹은 수면이나 전신마취의 부담이 큰 노인 환자에게도 좋은 치료 방법이다.

허리는 매일 사용하는 만큼 평소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수록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외출할 때 두꺼운 외투 하나만 걸치기보다 얇은 옷을 겹겹이 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목도리·모자·마스크는 체온 손실을 막아주니 꼭 착용하자.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통해 몸을 움직여 근육의 경직을 막고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또 무거운 짐을 들 때는 허리만 굽히는 것이 아니라 짐을 최대한 발쪽으로 두고 쪼그려 앉아 짐을 들고 일어나고 장시간 앉아 있거나 양반다리, 다리를 포개는 자세 등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자리에 누웠다가 일어날 때는 옆으로 돌아누워 팔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나고 갑자기 움직이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스트레칭은 양쪽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후 바르게 선다. 두 손을 옆구리에 올린 상태에서 허리를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큰 원을 그리며 돌린다(5번 반복). 같은 방법으로 허리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도 돌린다.

마지막으로 허리디스크 질환은 적절한 진단 및 치료 없이 장시간 방치하면 하반신 마비나 대소변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어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 병원을 찾아가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