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
자기자본, 다른 증권사의 두배…미래형 변화 선도 ‘강한조직’ 경쟁력 키워
미래에셋대우, ‘지수 예측’ 그만...‘글로벌 트렌드’ 읽는다
(사진)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상' 선정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구용욱(가운데 주황 의자) 센터장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들. / 사진=김기남 기자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2017 하반기 조사부터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상’이 신설됐다. 조사 참여 기관들의 자산 운용 규모(AUM)를 반영해 최종 순위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 첫 수상의 영예는 미래에셋대우에 돌아갔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의 인원은 약 70명 정도다. 숫자로만 본다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리서치 인력과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를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 안팎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미래에셋대우의 규모가 2배가량 크지만 리서치센터는 비슷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이 ‘규모에 비해 작은 조직’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구 센터장은 향후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의 모토를 ‘작지만 강한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기업분석실’ 신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2017년 9월 이후 코스피 예상 밴드(전망치 범위) 제시를 중단했다. 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단순 예측’이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예상 밴드를 산출하지만 향후에는 펀더멘털에 근거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으로만 그 결과를 밝힐 방침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제시하는 예상 밴드에 대해 오래전부터 ‘무용론’이 제기돼 온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벗어나지 못하던 관행을 과감하게 먼저 끊어내기로 한 것이다. 향후 미래에셋대우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무엇보다 선명하게 보여준다.
구 센터장은 “단순히 숫자를 제시하기보다 앞으로의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자산 배분 리서치’로 변해 가야 한다”며 “애널리스트도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방식만 고집해서는 애널리스트 개인의 역량 또한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 신호탄이 된 것이 2017년 초 단행된 리서치센터의 조직 개편이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 기존의 ‘기업분석부 1팀, 2팀’ 등으로 쪼개져 있던 팀들을 하나의 단위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업종 간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다. 기존의 방식대로 은행·보험·증권 등 세세하게 업종을 나눠 분석하기보다 폭넓은 시야에서 ‘메가트렌드’를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팀은 다양한 소규모 그룹들로 구성돼 있어 마치 거대한 빌딩(팀)을 쌓기 위한 모듈(소그룹)처럼 운용되도록 했다. 다만 각 소그룹마다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이 각 그룹에서 발간되는 리포트들의 질적인 수준을 관리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라는 브랜드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기업분석실’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 분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분기마다 ‘책 한 권 분량’ 보고서 발간

국내 기업을 분석할 때도 관련 글로벌 기업들의 분석이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돼가고 있다.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을 하더라도 국내시장만 볼 때와 글로벌 시장을 함께 볼 때 그 결과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국내시장에만 국한된 시선이 아니라 외국인의 시각으로도 보고 ‘어디가 정말로 투자하기 좋은 기업’인지 고객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한 해 동안 분기마다 ‘더 그로스 익스플로러(The Growth Explorer)’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총 10여 명 안팎의 애널리스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발간한 심층 보고서다. 보고서라고 하지만 책 한 권 분량과 맞먹을 만큼 깊이 있는 분석이 강점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다양한 업종의 애널리스트들 간의 ‘공동 작업’을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독려한 결과물이다. 이를 위해 리서치센터 자체적으로 공동 작업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평가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매월 이런 형태의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 센터장은 “‘경계를 허물라’는 것이 역설적으로 애널리스트들에게 전문 분야를 포기하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전문 분야만 고집하기보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때 애널리스트로서의 경쟁력 또한 높아지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기업 분석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강조하면서도 시장 친화적인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의 또 다른 강점이다.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홀세일본부는 물론 자산관리(WM)·투자은행(IB) 부문과도 긴밀히 협력하며 전반적인 영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그룹 내의 직원들에 대한 금융 교육에도 리서치센터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분석하고 연구한 투자 전략과 관련해 ‘보고서’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10~15분 정도의 짧은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홀세일·자산관리 부문의 영업 직원들은 짧은 시간 동안 이와 같은 동영상을 통해 투자 정보를 발 빠르게 취득하고 기관투자가들이나 개인 고객 투자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다.

이처럼 영업팀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잘 이뤄 나간 덕분에 이번 조사에서도 자산 운용 규모가 큰 투자 기관들로부터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구 센터장은 “통합 후 지난 1년여간 다양한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번 수상은 그와 같은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 더욱 변화를 선도하는 리서치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vivajh@hankyung.com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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