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다크호스 ]
새 얼굴 9명…6명은 ‘루키’ 애널리스트
오경석 2개월, 임희연 3개월 만에 순위권 진입…황성현 첫 성적이 4위 ‘기염’
'경력' 짧지만 '실력'은 출중...신예 애널리스트 9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는 갓 데뷔한 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경력은 짧지만 깊이 있는 보고서로 각 부문(총 36개)에서 순위권에 처음 이름을 올린 9인의 애널리스트를 ‘다크호스’로 선정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최소 10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이들에겐 통하지 않았다. 이번에 선정된 다크호스들의 경력은 모두 만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담당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오경석·임희연 신한금투 기대주

올해 다크호스에 선정된 9명 중 무려 6명이 2017년에 리서치 어시스턴트(RA)에서 애널리스트로 승격한 인물들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본격적으로 애널리스트 업무를 시작한 지 2~3개월 만에 단숨에 순위권에 진입하며 이변을 낳은 이들이 있다. 바로 신한금융투자 소속인 오경석·임희연 애널리스트다.

건설·시멘트 부문 8위에 오른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990년생으로 미국 웨슬리언대를 졸업했다. 2017년 11월부터 애널리스트 업무를 시작해 데뷔 약 2개월 만에 순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는 짧은 경력 때문에 통찰력이 부족하지만 이런 약점을 ‘소통’으로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담당 기업 관계자들 및 시장 참여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장의 분위기와 색깔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떠오르는 투자 아이디어를 잘 가공해 시장에 전달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증권 부문 7위, 보험·기타 금융 부문 8위를 기록해 총 2개 부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991년생으로 미국 에모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애널리스트 업무를 시작한 것은 2017년 10월로 그 역시 이제 막 업계에 발을 내디딘 신인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를 주식시장 관점에서 접근해 해석한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리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증권 부문 5위인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2017년 5월 애널리스트로 승격했다. 1986년생으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를 졸업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증권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비결에 대해 “증권은 국내외 경제 환경이나 정부 정책의 변화 등이 주가에 선반영된다”며 “빠르게 흐름을 업데이트하고 해당 이슈가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유진투자 황성현 유틸리티 4위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틸리티 부문 4위에 올랐다. 순위만 놓고 본다면 전체 다크호스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1986년생으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SK건설 발전플랜트 설계 담당,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KOTC) 해상풍력 연구원을 거쳐 2016년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애널리스트가 된 것은 2017년 3월이다.

황 애널리스트의 강점은 유틸리티 부문에서의 실전 경력이다. 그는 “SK건설 재직 당시 석탄발전소 설계 경험이 있어 어려울 수 있는 유틸리티와 민자 발전 업체들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통 부문 6위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와 은행·신용카드 부문 8위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7년 1월 애널리스트로 첫걸음을 뗐다. 1989년생인 주 애널리스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유통 부문을 담당하면서 급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전략적 변화를 살펴보고 국내시장에 적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주 애널리스트는 “분기마다 해외 주요 유통업체들의 실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산업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990년생으로 연세대를 나온 백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쓸 때 꼼꼼한 데이터 분석이 강점으로 꼽힌다. 2017년 8월 낸 ‘인터넷은행’ 보고서는 시장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백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은행 보고서는 비록 사업 초기이지만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규제 흐름과 금융 환경을 바탕으로 나름의 포괄적인 산업 전망을 제시했다”며 “최대한 빠르게 관련 내용을 보고서로 다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소프트웨어·솔루션 부문 7위에 오른 장원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와 석유·화학 부문 7위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각 2016년 10월과 9월 애널리스트가 됐다.

장 애널리스트는 1984년생이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다. 인터넷·소프트웨어·솔루션 부문은 다른 분야 산업과 비교할 때 변화가 빠르다.

그는 신규 서비스를 빠르게 진단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분석하는 보고서를 주로 작성해 이름을 알렸다. 향후 꾸준한 기업 탐방과 글로벌 기업 업데이트를 통해 시장 변화를 보다 상세하게 알려주는 보고서를 내놓는 게 그의 목표다.

1987년생인 조 애널리스트는 고려대 영문학과 출신이다. 자동차 부품을 담당해 오다 2017년 5월부터 석유·화학을 맡게 됐다. ‘쉽게 이해 가능한 보고서’로 업계에서 정평이 났다.

조 애널리스트는 “새롭게 공부하는 자세로 기초적인 내용부터 정리하며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특히 산업과 기업의 중·장기 사이클을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파생 상품 부문 10위에 오른 김현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고’ 신인이다. 1983년생으로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약 4년간 메리츠종금증권 등에서 선물옵션을 운용하다가 2017년 9월 유안타증권 파생상품 담당으로 복귀했다. 그는 “선물옵션 운용 경력이 파생상품 부문에서의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경험을 살려 운용에 필요한 실전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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