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미래 연표']
-2020년 일본 여성 절반이 50세 이상, 2033년 세 집 중 한 집이 빈집

[한경비즈니스=추경아 한경BP 에디터] 인구 감소 사회의 충격적 결말을 예고하며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신간 ‘미래 연표’는 저널리스트이자 인구·사회보장 정책 전문가인 저자가 2017년부터 앞으로 약 100년간 벌어질 일을 연대순으로 살핀 것이 특징이다.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할 미래상을 ‘인구 감소 캘린더’로 보여주고 그 대책을 ‘10가지 처방전’으로 제시했다.
인구 감소 캘린더가 던지는 경고
◆2040년은 지자체 절반 소멸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 수 있다면 불확실성을 크게 줄이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언제 있었는지 알고 싶을 때 찾는 것이 연표다.

연표를 보면 어떤 사건이 언제 발생했는지를 넘어 대개는 그 사건이 발생한 다양한 맥락까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어떤 일이 언제 그리고 왜 발생할 것인지 소개하는 ‘미래 연표’다.

저자는 데이터에 기반 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분석으로 지방 소멸, 사회 파탄, 국가 소멸이라는 파국을 경고한다. 이 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머지않아 우리도 곧 직면할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을 ‘인구 문제로 소멸할 최초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언론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다룰 때마다 위기를 강조한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떤 일이 생기기에 큰일인 것일까. 오늘의 인구를 알면 미래의 인구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몇 명이 살 것인지, 연령 분포는 어떠할지, 남녀의 성비는 어떨지, 몇 명이 태어나고 몇 명이 사망할지 예측할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일본은 2017년 여성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가 되면서 ‘할머니 대국’이 된다. 2018년에는 신입생 부족으로 도산 위기에 몰리는 국립대가 나온다. 현재 일본은 사립대의 약 절반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0년에는 여성 2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이 된다. 일본은 출산 가능한 여성이 급감해 이미 합계출산율을 아무리 높인다고 하더라도 인구 감소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저출산이 저출산을 부르는 악순환인 셈이다. 2024년에는 국민 3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되고 2033년에는 세 집에 한 집꼴로 빈집이 즐비해진다.

인구 감소 사회가 돌진해 가는 장래는 비참하다. 치매(인지장애) 환자가 치매 환자를 돌봐야 하고 혈액이 부족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생기고 화장시설과 납골시설이 부족해진다. 2040년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 위기에 처한다.

인프라 관리가 제대로 안 돼 국가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되고 마침내 빈 땅이 돼 가는 영토는 외국인들이 차지한다.

지나친 상상일까. 저자는 저출산·고령화는 총탄 한 발 없이 한 나라를 소멸시킬 수 있는 재난이라고 강조한다. 책 속의 제안은 인구 감소가 예견되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상 초유의 인구 감소 시대를 헤쳐 나갈 지혜를 찾아야 할 때다.